국제유가, 달러화 강세에 WTI 1.2%↓···금값도 '뚝'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의 7월 고용지표가 호조세를 보이며 탄탄한 원유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로 인해 원유 결제 통화인 미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오히려 유가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요 아시아 국가들의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세도 하방 압력을 키웠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1.2% 내린 68.28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10월물 브렌트유는 1.4% 하락한 배럴당 70.29달러로 집계됐다.
전날 WTI 가격은 4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날 다시 하루 만에 하락 반전한 것이다. 이에 따른 주간 하락률은 7.7%로 지난해 10월 30일로 끝난 주간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 호조세는 금융주를 비롯한 뉴욕증시에는 긍정적 영향으로 작용했지만, 달러화 가치 상승을 이끌어내면서 오히려 원유시장에서는 가격을 끌어내리는 요인이 됐다. 유가는 미국 달러화(USD)로 거래돼 달러화 가치가 오르면 수요가 줄어든다.
노동부가 발표한 7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94만3천 명 증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84만5천명 증가를 10만명 가까이 웃돌았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에도 월가의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이같은 고용 호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테이퍼링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8bp 이상 오른 1.30%대까지 상승했다. 이에 달러화 가치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ICE 달러지수는 0.5% 이상 오른 92.795 근방에서 거래됐다.
아울러 중국과 일본 등의 코로나19 확산 및 봉쇄조치 역시 유가의 하방 압력을 키웠다. 원유 수요가 위축될 수 있어서다. 중국에선 이미 많은 도시가 봉쇄령을 내렸거나 항공 및 철도 운행을 제한하고 있다. 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일본은 긴급 사태 선언에도 하루 신규 확진자가 1만명씩 나오고 있다.
이날 국제금값 역시 달러 강세 등 영향으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국제금값은 2.51%(45.50달러) 급락한 온스당 1763.50달러에 거래되면서, 지지선인 온스당 1800달러도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