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물폭탄!···태풍 '루핏' 북상, 8~9일 영남·영동 최대 150mm

전국 곳곳 돌풍·벼락 동반 소나기···낮기온 33도 안팎에 열대야 지속

2021-08-08     이호정 기자
사진=기상청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한달 가까운 폭염에 이어 물폭탄이 뒤따른다. 북상 중인 9호 태풍 '루핏'의 영향으로 8일 오후부터 영남 해안과 강원 영동에 강한 동풍이 유입돼 9일까지 150㎜가 넘는 매우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의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돌풍, 벼락을 동반한 소나기가 내린다.

기상청에 따르면 루핏은 7일 오후 9시 타이완 타이페이 동북동쪽 약 300Km 부근 해상을 지나 제주도 남쪽 먼바다와 일본을 향해 빠른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다. 루핏의 중심기압은 992hpa, 최대풍속 시속 83Km(초속 23m)이며, 강풍반경은 200Km이다.

루핏은 8일 오후 제주도 남쪽 바깥 먼바다와 남해 동부 바깥 먼바다를 거쳐 일본 오키나와 서북서쪽 해상과 가고시마 서남서∼북쪽 해상을 지나 9일 오사카 북북서쪽 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루핏'이 10일 오후 9시께 온대저기압으로 변해 태풍으로서의 생명을 다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 이동 경로에 따르면 루핏이 우리나라 육상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동풍이 강하게 유입되면서 8일과 9일 사이 영남권 해안과 강원 영동에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7일 오후 10시35분을 기해 8일 낮 동안 제주도남쪽바깥먼바다, 남해동부바깥먼바다에 태풍 예비특보를 발효했다. 또 같은 시각 제주도 남서쪽안쪽먼바다, 제주도남동쪽안쪽먼바다, 남해동부안쪽먼바다에 풍랑예비특보를 내렸다.

동해안과 남해안 지역에는 순간 최대 풍속이 시속 70㎞에 달하는 강풍이 일 것으로 보여 야외 선별진료소나 건설현장, 비닐하우스 등은 낙하물에 의한 2차 피해 주의가 요구된다.

기상청은 "경상권 해안은 8일 오후부터, 강원영동과 울릉도는 9일 새벽부터 비가 강해지면서 호우특보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겠다"고 전했다. 이어 "제9호 태풍 루핏의 이동경로와 속도, 강도에 따라 예상 강수량, 강풍구역 등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앞으로 발표되는 태풍정보와 기상정보를 참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태풍이 스쳐가는 동안 전국 곳곳에서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5∼60㎜의 규모의 소나기가 내리겠다. 루핏의 북상에도 불구하고 낮 최고 기온은 30도 안팎이 예상된다. 8일 아침 최저기온은 21∼27도, 낮 최고기온은 27∼34도로 예보됐다. 낮 기온이 33도 내외로 올라 매우 덥겠고, 도심지역과 남부 해안, 제주도를 중심으로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있겠다.

지난 4일 중국 산터우 남쪽 해상에서 발생한 제9호 태풍 '루핏'은 필리핀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잔인함'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