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위험자산 선호에 최고치 경신···나스닥 15000 첫 돌파

2021-08-25     김호성 기자
사진=뉴욕증권거래소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뉴욕증시의 주요지수가 잭슨홀 심포지엄을 앞두고 코로나19 백신 정식 승인 소식에 위험 선호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상승했다.

24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0.55p(0.09%) 상승한 35.366.26으로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를 모아놓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6.70p(0.15%) 상승한 4,486.23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7.15p(0.52%) 오른 15.019.80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고, 나스닥지수는 사상 처음 15,000도 돌파했다. S&P500지수는 올해 들어 50번째 고점을 다시 썼다.

전날 미 식품의약국(FDA)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정식 승인했다는 소식에 투자 심리가 개선됐으며 이 같은 분위기는 이날까지 이어졌다.

미국에서 정체됐던 백신 접종에 다시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정식승인 조치로 정부, 대학·학교 등은 물론 기업이나 사업장에서의 백신 접종 의무화 움직임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전날 밤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압도적인 다수의 사람이 백신을 맞으면 내년 봄 무렵에는 미국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통제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우리가 거기에 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하지만 보장은 못 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에게 달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의 집계에 따르면 23일 기준 미국의 최근 7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15만625명으로 14일 전보다 29% 증가했다.

미 경제 방송 CNBC는 이날 증시 움직임을 두고 "시장이 델타변이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대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델타변이와 테이퍼링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이 널리 퍼지고 있다는 뜻이다. 제프리스의 최고 금융 이코노미스트인 아네타 마르코우스카는 "델타변이는 완화할 것이고 특정 지역에 국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관련 주식들이 크게 오른 점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중국 관련주는 그동안 당국의 규제 강화에 크게 하락했으나 텐센트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소식과 징둥닷컴의 실적 호조에 아시아 시장부터 크게 올랐다.

이에 따라 미국에 상장된 중국 관련 주식들도 개장 초부터 강세를 보였다. 월가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 캐시 우드가 최근 징둥닷컴 주식을 사들였다는 소식 등도 투자 심리를 개선했다. 텐센트와 알리바바, 징둥닷컴의 주가가 각각 9%, 6%, 14% 이상 올랐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후반 예정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도 주목하고 있다.

파월 의장이 이번 연설에서 연준의 자산매입 프로그램 축소 논의인 테이퍼링에 대해 언급할지 주목된다. 특히 파월 의장이 델타 변이에 대한 우려로 테이퍼링에 대해 좀 더 신중한 자세를 취할 경우 위험 선호 심리는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번 잭슨홀 회의에서 파월 의장이 중대 발표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준 입장에서는 8월 고용지표와 9월의 델타변이 상황을 보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통화정책 방향을 정할 때 보다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잭슨홀 회의에서 설사 테이퍼링 신호가 나오더라도, 이를 천천히 진행할 것이라는 단서를 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에드워드 모야 오안다증권 수석 시장분석가는 “연준이 9월이나 11월에 테이퍼링 (개시) 발표를 할 수도 있겠지만 금리 인상이 없는 느린 테이퍼일 것”이라고 봤다.

이날 10년물 미 국채금리가 오름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한 달 전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이는 점은 기술주의 상승에 일조했다.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이날 3bp 가량 상승한 1.28% 근방에서 거래됐다.

웰스파고의 선임 주식 애널리스트인 크리스토퍼 하비는 S&P500지수가 올해 연말에 4,82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현 주가 수준보다 7.7%가량 높은 것이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주가를 추가로 끌어올릴 촉매제를 찾는 동시에 위험을 재평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BMO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이크 스트리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시장이 크게 오른 후 방향성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시장을 더 밀어 올릴 촉매제가 무엇인지, 아니면 약간 더 멈춰 서게 할 정도의 몇 가지 위험이 있는지를 묻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내년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3.6%로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07포인트(0.41%) 오른 17.22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