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허인 국민은행장, '리딩뱅크' 수성에 '디지털혁신'까지

상반기 이자이익·비이자이익 동반 성장···실적 '파란불' 중장기 핵심 전략, '금융플랫폼' 기업으로의 혁신 지속

2021-08-27     박성준 기자
허인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올해 금융지주들의 역대급 실적 발표가 이어진 가운데 KB금융그룹은 상반기에도 '리딩뱅크' 수성에 성공했다. 이중에서도 금융지주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허인 KB국민은행장의 지휘 아래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수익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디지털·금융플랫폼으로의 변화도 현재진행형이다.

국민은행장 중 첫 3회 연임에 성공한 허 행장은 올해로 4년째 국민은행을 이끌고 있다. 연임 배경에는 허 행장의 리스크 관리능력, 디지털 혁신 추진 등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11월 연임 확정 당시 국민은행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는 허 행장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외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꾸준한 실적 성장으로 리딩 뱅크를 지켜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허 행장의 상반기 행보는 순탄한다는 평가다. KB금융지주의 상반기 누적 순이익이 첫 2조원을 돌파한 데는 견조한 여신성장에 힘입어 순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년 전과 비교해 14.1% 성장한 1조4226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시중은행 실적 1위 자리를 지켜냈다. 특히 핵심 수익원인 순이자이익도 3조6972억원을 기록하면서 시중은행 중 가장 높았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12.87% 늘어난 규모다.

순이자마진(NIM)은 1.56%를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3bp(1bp= 0.01%) 상승했다. NIM은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이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은행의 대표 수익성 지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하기로 하면서 이자이익이 증대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대출금리도 반등해 NIM도 함께 개선되기 때문이다.

비이자이익 부문의 성장도 이어졌다. 비이자이익은 은행권의 영업이익 중 이자이익을 제외한 것으로, 수수료이익과 은행이 주식·채권·부동산 등의 투자로 얻어 낸 수익 등이 비이자이익에 들어간다. 국민은행의 올해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4187억원으로 시중은행 중 1위를 차지했다. 1년 전과 비교해 감소폭(24%)이 크긴 했지만, 핵심 비이자이익 중 하나인 신탁수수료이익(1716억원)이 여타 시중은행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허 행장은 견조한 실적 흐름 속 디지털 전환에도 힘쓰고 있다. 최근 은행업계는 은행 간 경쟁을 넘어 빅테크·핀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에 대응해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허 행장은 올초 신년사를 통해 "금융서비스의 디지털화를 넘어 고객의 모든 일상을 함께하는 '생활 속 금융'이 미래상"이라면서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환골탈태하는 길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KB국민은행은 영업과 기술을 융합한 데브옵스 조직체계로 전환을 올해부터 추진 중이다. 데브옵스는 기획과 개발, 운영을 동시에 운용하는 조직으로, 시장 대응력을 한층 신속히 가져가겠다는 구상이다. 이 뿐만 아니라 국민은행은 SK텔레콤과의 인공지능(AI) 뱅킹서비스 개발 업무협약(MOU), 포항공과대학교와의 디지털혁신 연구센터설립 MOU,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의 'AI 활용한 디지털 생태계 확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등 다양한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약점으로 꼽히는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 지점 개설 작업 착수와 함께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에 대한 대규모 추가 출자를 진행했다. 또 인수 1년 만에 국민은행의 '효자 해외법인'으로 자리매김한 캄보디아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잔여지분도 인수했다. 특히 프라삭의 경우 올해 상반기 순이익으로 6847만달러(800억원)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3% 성장한 수준이다.

핵심 수익원의 견조한 성장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디지털 전환, 해외사업 추진 등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면서 올해 허 행장이 첫 4연임에 성공한 국민은행장으로 올라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