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보복소비' 덕에 카드사용액↑···비대면 결제 23% 증가
한은, '2021년 상반기중 지급결제동향' 보고서 일평균 카드결제 2조7000억원···전년比 8.4%↑ 비대면결제 일평균 1조원···전체 결제 중 41.2%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지만 학습효과에 따른 '펜트업(보복소비)' 심리 등 소비 회복세가 두드러지면서 올 상반기 카드이용액이 크게 늘었다. 특히 스마트폰 등 모바일·PC를 통한 비대면 결제는 23%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상반기 지급결제동향'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중 신용·체크카드 등 지급카드 이용실적은 일평균 2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에 △상반기 0.5% △하반기 0.8% 성장 등 제자리걸음을 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증가폭이다.
이는 민간소비가 회복되면서 상반기 중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등의 이용규모가 늘어난 데서 기인한다. 실제 민간소비의 경우 1분기 1.2%, 2분기 3.7% 증가했으며, 지난해 88.3에 불과했던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1분기 97.8, 2분기 105.9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상승하는 흐름을 보여왔다.
먼저 상반기 신용카드 결제액은 하루 2조1020억원으로 1년 전(2조120억원)과 비교해 10.2%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소비 위축에 신용카드 이용규모가 1.2% 감소했지만, 올해 기저효과 및 소비회복세에 힘입어 증가 전환한 것이다. 체크카드 결제액도 같은 기간 5490억원에서 5610억원으로 5.4% 늘었다.
반면 선불카드 결제금액은 하루 830억원으로 66.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 5월 전국민 재난지원금(14조3000억원) 일부가 선불카드로 지급되면서 2020년 상반기중 이용 규모가 급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라면서 "지난 2019년 일평균 25억원 수준에서 2020년에는 250억원으로 늘어났으며, 이에 올해 상반기 증감률이 큰 폭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 줄어든 데 따라 비대면 결제가 크게 늘어났다. 실물카드를 이용한 결제규모는 2.2% 소폭 늘어난 데 반해, 모바일기기 등을 이용한 결제규모는 21.4% 급등했다. 모바일·PC 등을 이용한 비대면결제는 일평균 9880억원 수준으로, 전체 결제 가운데 비대면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41.2%에 달했다. 1년 전(36.9%)과 비교하면 4.3%포인트(p) 확대됐다. 대면결제에서도 결제단말기(카드 단말기, QR코드 등)에 실물카드 대신 모바일기기를 접촉하는 결제방식이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카드 정보를 모바일기기에 미리 저장해 두고 거래 시 비밀번호, 지문인식 등을 이용해 결제하는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 비중은 올해 상반기 전체 모바일 결제의 41.4%를 차지했다.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 비중은 지난 2019년 35.1%에서 △2020년 상반기 37.9% △2020년 하반기 40.1% △2021년 상반기 41.4%를 기록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간편결제 서비스 중에서도 네이버, 카카오 등 핀테크 기업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비중은 무려 63%에 달했다.
이 외에도 상반기 신용카드 결제를 소비유형별로 나눠보면 전자상거래가 전년동기대비 23% 크게 성장했고, 여행(8.5%), 오락·문화(5.4%) 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증가했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가 지속되면서 음식점(-8.9%) 결제는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대전과 충남에서 역성장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지역에서 신용카드 이용규모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