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硏 "공매도 금지가 금융시장 변동성 높여, 완전 허용 검토해야"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주식 가격 하락에 따른 차익을 노리는 공매도를 금지하면 오히려 시장 유동성을 떨어뜨리고 변동성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재허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주가 하락에 베팅해 수익을 내는 공매도를 완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4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송민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날 '금융브리프'에 실은 '2020년 공매도 금지 및 2021년 부분적 해제 조치의 영향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작년에 이뤄진 공매도 금지 조치와 올해 부분적 해제 조치 이후 국내 주식시장 유동성과 변동성 변화를 분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급격한 주식시장 하락세를 진정시키고자 금융당국은 작년 3월 16일 모든 상장주식에 공매도를 금지했다. 1년여가 지난 올해 5월 3일에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만 공매도를 다시 허용했다.
송 연구원에 따르면 일부 종목군에서 유동성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변동성 역시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송 선임연구위원은 "작년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아미후드 척도(거래금액 대비 가격 변동 절대값 평균)와 변동성 척도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상승했다"며 "이는 공매도 금지로 유동성은 악화하고 변동성은 확대됐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올해 공매도가 다시 허용된 일부 종목군을 보면 유동성은 개선됐으나, 변동성은 확대되는 현상이 보였다"며 "국내 과거 사례와 비교할 때 공매도 금지 해제로 유동성이 개선되는 것은 공통적이나, 변동성 확대는 이례적"이라고 진단했다.
송 선임연구위원은 이런 분석 끝에 "시장 안정화 조치로 공매도 금지조치가 효과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공매도가 다시 허용된 종목군의 변동성이 높아진 것은 주식시장 가격 조정기에 나타난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며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공매도를 완전히 재허용할 시기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예를 들어 공매도가 다시 허용된 종목의 거래량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0년 이전 기간과 비교해 많이 증가하지 않았다면, 최근 변동성 확대가 공매도 허용 때문에 일어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 선임연구위원은 "공매도를 향한 부정적인 인식은 공매도를 불공정거래에 활용할 가능성에서 나온다"며 "불공정거래 관련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