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글로벌 에너지 위기 고조···7년 만에 80달러 돌파
WTI 1.47%↑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국제유가가 전세계적으로 원유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강세를 이어갔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브렌트유, 두바이유 등 주요 유종 모두 배럴당 80달러 시대를 맞이했다.
11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1.17달러(1.47%) 오른 배럴당 80.52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이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4년 10월 31일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1.26달러(1.53%) 상승한 배럴당 83.65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 가격도 0.92달러(1.14%) 상승하며 배럴당 80.6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공급 부족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 유가는 고공행진중이다. 지난주에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산유국들은 11월 산유량을 하루 40만배럴가량 증산하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겨울이 다가올수록 원유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지면서 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ING의 워런 패터슨 원자재 전략 헤드는 “에너지에 대한 우려는 원유 시장을 계속 지지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겨울 내내 계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슈나이더 일릭트릭의 브라이언 스완 글로벌 원자재 담당 연구원은 “전세계 여러 국가들이 코로나 사태에서 점차 회복돼 경제 활동이 늘어나면서 원유 공급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올 들어 내내 연료 가격이 상승했는데, 난방용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을 앞두고 최근 가격이 더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천연가스의 가격이 크게 오른 점도 원유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스완 연구원은 “사우디 아람코에 따르면 지난주 천연가스 가격이 오른 데 따른 결과로 원유 수요도 하루 50만배럴까지 증가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금값은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9월 비농업 고용지표 부진에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 일정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에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서 금 수요는 다소 제한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선물은 1.70달러(0.1%) 하락한 온스당 1755.7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팩트셋 기준에 따르면 지난 9월 29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