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돈줄죄기'에···서울 아파트 매수심리 5주째↓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서울의 아파트 매수 심리가 5주 연속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값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금리 인상과 대출한도 축소 등 '돈줄 죄기'에 나서면서 매수심리는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11일 조사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1.9로, 지난주(102.8)보다 0.9포인트(p)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5주 연속 하락세다.
매매수급 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기준선인 100을 넘어 높아질수록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뜻이다.
서울은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이 담긴 '2.4 공급대책' 발표 이후 기대감에 매수 심리가 진정되면서 4월 첫째 주 이 지수가 기준선 밑으로 내려갔으나 한 주 만에 반등해 4월 둘째 주부터 이번 주까지 27주 연속 기준선을 웃돌고 있다.
다만 이 지수는 9월 첫째 주 107.2에서 둘째 주 107.1로 내린 데 이어, 이후 주별로 104.2→102.9→102.8→101.9를 기록하며 5주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기준선 100에 점점 다가서는 상황이다.
부동산원은 그동안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에 더해 은행권의 주택담보 대출 한도 축소 등 영향이 겹치며 매수 심리가 꺾인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을 5개 권역으로 나누면 모든 권역에서 매수 심리가 진정되는 분위기가 나타난 것으로 확인된다.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은 지난주 101.4에서 100.5로 0.9p 내려 기준선에 바짝 다가섰다.
마포·서대문·은평구가 속한 서북권은 101.8에서 101.5로, 양천·강서·구로·동작구 등이 속한 서남권은 103.3에서 102.1로 각각 내렸다.
종로·중구 등이 속한 도심권은 102.9에서 102.5로,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동북권은 103.6에서 102.7로 각각 떨어졌다.
수도권 전체로는 105.4에서 105.9로 상승했다.
서울의 매수심리가 진정되고 있지만, 경기(106.3→107.4)와 인천(107.6→109.2)의 매수심리가 추석 연휴 기간 한풀 꺾였다가 최근 다시 살아나면서 지수가 소폭 올랐다.
지방의 매수심리는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105.6에서 104.9로 내렸고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는 103.5에서 103.1로, 경기를 제외한 8개도는 107.4에서 106.4로 각각 하락했다.
전세시장 분위기도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02.9로 지난주와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권역별로는 도심권(104.5→103.2)과 동북권(104.2→103.9), 서남권(103.8→102.7)이 하락했고, 서북권(101.1→102.5)과 동남권(100.4→101.7)은 상승했다.
경기는 104.3에서 104.8로, 인천은 105.3에서 105.5로 각각 올랐고 수도권 전체로는 104.0에서 104.3으로 상승했다.
부동산원은 가을 이사철을 맞아 대체로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그동안 전셋값이 많이 올랐던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증가하고 가격이 내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세는 전국적으로 지난해 6월 이후 1년 4개월 동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