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이달부터 테이퍼링 돌입···금리인상 논의 시기상조"

저무는 '양적완화' 시대···매월 150억달러 규모 자산매입 축소 물가상승 '일시적 현상'···파월 "내년 물가·고용 안정될 것"

2021-11-04     박성준 기자
제롬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부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들어간다고 공식 선언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해 온 '양적완화' 정책 기조를 거두고, 본격적인 통화정책 정상화로 전환하는 것이다. 다만, 연준은 테이퍼링이 금리인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연준은 3일 오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연방기금금리(FFR) 정책금리 목표범위를 동결(0.00~0.25%)하고,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해 나가기로 결정했다. 이번달 말부터 자산매입 속도를 매월 국채의 경우 100억달러, 정부 기관 주택저당증권(MBS)의 경우 50억 달러씩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연준은 매월 최소 국채 800억달러와 MBS 400억달러씩 매입해 온 바 있다. 연준이 이날 발표한 테이퍼링 축소분을 계속해서 유지해나갈 경우 향후 8개월간 테이퍼링을 통해 내년 6월 자산매입이 공식적으로 종료될 예정이다. 연준은 일단 11~12월 매달 150억달러씩 매입 규모를 줄인 뒤 경제 전망에 따라 매입속도를 조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연준은 "위원회는 순자산 매입규모가 매월 유사한 속도로 감소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하지만, 경제 전망의 변화를 고려해 자산 매입 속도를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연준은 시장의 조기 금리인상 전망에 대한 기대와 관련해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달 테이퍼링에 진입할 것이란 언급을 수 차례 밝혔으며, 시장 역시 테이퍼링은 이미 기정사실화하고 금리 인상 여부 및 시기에 대한 힌트가 나올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해왔다.

하지만 이를 의식한 듯 파월 의장은 이날 FOMC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의의 초점은 금리인상이 아닌 테이퍼링이었으며, 현재 금리인상 논의는 시기상조이자 논란의 여지가 없다"면서 "테이퍼링을 시작하기로 한 결정이 금리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는 직접적인 신호는 아니다. 금리를 인상할 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금리인상 결정에 중요한 기준이 되는 완전고용과 관련해서도 "경제가 지난해 12월에 설정한 '실질적 추가 진전'을 이뤘기 때문에 이제 자산매입을 축소하는 것"이라면서 "고용 규모와 노동참여율 측면에서 아직 완전고용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내년 하반기까지 완전고용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불거지고 있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기존과 동일하게 일시적인 상황에 그칠 것이라고 우려를 불식시켰다. 이번 FOMC 정책결정문에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에 주로 영향을 받아 높은 상황이라고 평가하면서, 팬데믹 및 경제 재개와 관련된 수급불균형이 일부 부문에서 상당한 가격 인상에 기여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물가가 일정 기간 2%를 완만하게 웃돌아 향후 물가가 평균 2%가 되고,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2%에 잘 고정되도록 완화적인 통화정책 스탠스를 유지할 것이란 점을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 역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 병목현상이 예상보다 더욱 지속되면서 내년까지 비슷한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팬데믹이 잦아들면서 2분기나 3분기에는 공급망 정체가 풀릴 것이고, 고용 성장은 다시 올라가게 될 것이다. 인플레이션은 오늘날 높은 수준에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