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금리인상 '확실'···올해 경제 성장률 4% 달성 '무난'

경제·채권 전문가 9인 전원, 이달 금리인상 전망 "내년 최소 1회 인상"···금리 상단 전망은 엇갈려 내년 성장률 3% '불투명'···물가도 최대 2% 상승

2021-11-23     박성준 기자
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유은실 기자] 국내 증권사의 거시경제 및 채권전문가 9명은 이번 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에선 11월과 내년 초까지 최소 2회 이상의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만큼, 이번 회의를 통해 한은이 어떤 기조를 취할지가 향후 금리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금리와 함께 발표되는 수정경제전망에선 올해 경제성장률이 4.0% 달성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내년 성장률의 경우 수출 둔화, 미중무역 갈등 가능성 등이 대두돼 3% 달성이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 역시 내년까지 고공행진을 펼칠 것으로 내다봤다. 

◇ 11월 금리인상 '확실'···내년초까지 추가 인상 가능성↑

23일 서울파이낸스가 국내 증권사 거시경제·채권 전문가 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모두 한은이 오는 25일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한은은 물가 급등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치솟는 가계빚의 경우 3분기만에 36조원 늘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전례가 없을 만큼 강한 금리 인상 신호를 남겼다. 전문가 모두 이런 상황 등을 감안해 기준금리가 0.75%에서 1.00%로 25bp(1bp= 0.01%)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번 금리 결정을 앞두고 전문가 9명 중 8명은 내년 1분기에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전망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융불균형 및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통화정책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윤여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긴축 흐름 전환이 이제 효과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금융불균형 해소와 같은 가시적인 성과를 보기 어렵다"며 "내년 초 높은 수준의 경기 상향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내년 1분기까지 2회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내년 금리 상단을 둘러싼 전망은 엇갈렸다. 허정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의 상방리스크가 가중됐다는 점, 금융환경이 여전히 완화적이라는 점 등은 금리인상의 근거로 언급될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이전 기준금리 수준인 1.75%로 되돌아가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다만 3분기까지 3회 인상으로 1.5%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달리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년 2월 1.25%에서 금리 인상은 종료될 것"이라면서 "결국 정부의 가장 큰 포인트는 부동산이 될텐데, 지난 10월부터 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으로 부동산 가격 조정이 나타나고 있다. 또 가계부채 누증, 수출성장세 둔화, 서비스 소비로의 전환, 인플레이션 우려 등을 고려하면 한은이 급하게 올릴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회의에서 한은이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어떻게 제시하는지가 중요해졌다. 이미 2.5회 수준의 추가 금리 인상이 국고채 금리에 반영돼 있는 만큼, 시장이 가늠하는 한은의 금리인상 속도 전망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만약 (인상) 반대 소수의견이 나올 경우 시장에 금리인상 속도가 조절될 수 있을 것이란 여지를 줄 수 있다"며 "최근 기관들이 금리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는 가운데 만장일치가 아니라면 내년 2~3차례의 인상 전망에 대한 기대도 낮아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韓 성장률 4% 전망 '청신호'···내년 성장률 3%대 가능하나

아울러 한은은 금리 결정과 함께 올해 마지막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는다. 전문가들은 경제활동 재개와 민간소비 시장의 호조세가 지속되면서 올해 경제 성장률이 4.0%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내년 성장률은 2% 후반대는 충분히 가능해 보이지만 3% 달성은 불투명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민간소비, 투자 등 내수 기반이 나쁘지 않아 여력은 있지만 수출 둔화, 미중 무역 갈등 가능성 등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선 '유지', '하향', '상향' 등으로 전망이 엇갈렸다.

전문가 9명 중 7명은 올해 성장률 4.0%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머지 2인은 3%대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인 3.0%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2%대부터 3% 중반까지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당사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한은 대비 0.1%p 낮은 3.9%이나, 한은 전망치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리 인상을 하면서 성장률 후퇴를 제시할 가능성은 거의 전무하고 일상으로의 복귀를 하면서 내수에 기반한 소비 여력 확대에 대한 비중치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코로나19 이후 회복 스타일이 변하고 있어 제조업, 수출, 설비투자 등에서 성장을 보였던 우리나라의 경제가 내년에 접어들면서 고개를 숙일 것으로 보인다"며 "위드코로나 시대에는 대면과 서비스 등이 다시 주요한 성장 산업으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가상승률은 '상향'으로 전망이 모아졌다. 내년에도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데다 우리나라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미국과 중국의 생산자물가가 급등하고 있어 수입물가 상승까지 겹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내년 물가상승률이 기존치보다 최대 0.5%p 상향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유가도 70달러대에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클린에너지에 대한 수요까지 겹치면서 중장기적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 올해와 내년 전망을 0.2~0.3%p씩 상향했다"고 말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11월 금통위에선 물가 부분이 크게 조정을 받을 것 같다. 지난 금통위에선 올해 2.1%, 내년 1.5%로 전망했지만 이번 금통위에서는 물가상승률을 올해 2.4%, 내년 2%로 상향할 것"이라며 "물가상승률이 높아지고 있는데 내년 상반기까지 국내·글로벌 인플레 압력이 제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