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커진 게임업계, 신사옥 건립·확장 '러시'

증가하는 인력에 신사옥 및 확장 불가피 컴투스-을지로, 크래프톤-성수동 등 도심 접근성↑

2021-12-08     이호정 기자
펄어비스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국내 게임업계 주요 게임사들이 신사옥 건립과 사옥 확장에 속속 나서고 있다. 게임 산업이 고도화되면서 커진 몸집에 걸맞은 신사옥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 판교뿐 아니라 서울에 접근성이 높은 지역들로 확장되는 모양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컴투스는 그룹사 역량 결집을 위해 서울시 중구 을지로에 신사옥 건립을 추진 중이다. 

신사옥은 서울 중구 소재의 약 1만㎡ 대지에 연면적 10만㎡ 이상의 규모로 건설되며, 2026년 컴투스의 그룹사 전체가 입주할 계획이다. 세계 시장을 공략할 고퀄리티의 게임을 비롯해 블록체인 사업 및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Com2Verse)'를 위한 그룹사 전체의 연구개발 및 사업 확장의 공간으로 활용되며, 컴투스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미래 산업 분야 계열사들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벨류체인 클러스터로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컴투스의 신사옥이 위치할 을지로 지역은 서울 중심에 위치해 도심과 외곽에서 모두 접근성이 뛰어나며, 풍부한 주변 인프라와 교통 시설 등으로 업무 편의성도 높는 장점이 있다. 

컴투스는 "그룹사 간의 시너지와 업무의 편의성 등을 다각도 고려해 신중하게 사옥 건립을 결정했다"며 "신사옥은 임직원들에게는 즐거운 업무 공간을, 고객들에게는 혁신 비즈니스를 선보일 미래 기술 메카로 의미를 띄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4월 '글로벌 연구개발혁신센터'를 건립하기 위한 부지 계약을 체결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641번지 일원 2만5719.9㎡ 규모다. 엔씨소프트는 2015년 2300명이던 직원수가 지난해 4224명까지 증가해 사옥 확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엔씨소프트는 부지 매입을 위해 삼성물산, 대한지방행정공제회, 미래에셋자산운용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해당 부지에 대한 컨소시엄의 총 매입 대금은 8377억원이다. 엔씨소프트는 전체 토지 중 50%를 사용한다. 매입 금액은 컨소시엄 전체 금액의 절반인 4189억원이다.

엔씨는 해당 부지에 글로벌 연구개발혁신센터(RDI센터)를 건립하고 혁신을 주도하는 제2의 사옥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엔씨는 설계 단계부터 최고 수준의 친환경 건물을 목표로 건립을 추진한다. 글로벌 연구개발혁신센터는 2021년 2분기부터 설계를 시작해 2026년 완공을 목표하고 있다. 

펄어비스도 2022년 상반기 준공 목표로 경기도 과천 지식정보타운에 신사옥도 짓고 있다. 지하 5층 지상 15층 규모로 신사옥을 통해 게임 개발 고도화 및 업무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펄어비스 역시 2017년 325명이던 직원이 지난해 761명까지 증가해 사옥이 필요한 상황이다. 

펄어비스는 이와 함께 내년 상반기 개관을 목표로 '펄어비스 아트센터(가칭)'도 건립하고 있다. 사업비 300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안양시 평촌 부근 연면적 약 1500여평(대지면적 500평)의 5층 건물을 짓는다. 국내 게임업계 아트센터 중 최대 규모다. 

아트센터에는 신규 모션 캡처 스튜디오가 지어질 예정이다. 스튜디오는 300평 규모로 150대 모션 캡처 카메라, 9m 이상의 층고 및 철골 트러스(직선부재를 삼각형으로 조립한 일종의 빔) 지붕을 얹어 기둥이 없는 대공간으로 지어진다. 높은 층고와 넓은 공간을 확보해 와이어 액션부터 부피가 큰 물건이나 동물 등 공간의 제약 없이 다채롭고 효율적인 모션 캡처 촬영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크래프톤도 지난 10월 미래에셋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이마트 사옥을 매입했다. 매입 대금은 1조2200억원이다. 현재 크래프톤 임직원들은 경기 분당 판교 크래프톤타워와 서울 역삼 센터필드, 대치동 개발 스튜디오 등에서 분산 근무 중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성수동의 접근성을 높게 본것으로 보고 있다. 성수동은 무신사, 쏘카 등 유니콘 기업에서부터 SM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콘텐츠 기업이 모여들고 있기 때문이다. 

크래프톤 측은 "크래프톤의 장기 거점 확보, 온·오프라인으로 글로벌 이용자와의 접점을 넓힐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게임사들의 신사옥 건립과 확장은 날로 늘어나는 인원을 한 곳에 수용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또 개발의 효율성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여러직군을 한 곳에 모아 원활한 소통을 통해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이다. 

업계관계자는 "게임 산업이 날로 발전하며 인력의 증가로 업무 공간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코로나19 장기화 이후 최근에는 판교뿐만 아니라 서울에 접근성이 좋은 다양한 곳으로 거점 확보 영역이 넓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