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금융시장 내 최대 리스크 "인플레이션 우려"
한은, 하반기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국내외 경제·금융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금융시스템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로 물가 상승을 꼽았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한 가계부채 누증, 통화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 등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하반기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주요 리스크 요인은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55%)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53%)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과 같은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36%)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36%) 등으로 조사됐다.
단순 응답빈도수 기준으로는 대내요인으로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53%)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36%) △장기 시장금리 상승(24%) 등이 꼽혔다. 대외요인의 경우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55%) △미 연준 테이퍼링 등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42%) △글로벌 자산가격의 급격한 조정(23%) 등을 주요 위험 요소로 꼽았다.
1순위 응답빈도수 기준에서는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20%)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20%) △미 연준 테이퍼링 등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7%)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인플레이션 및 가계부채 누증의 경우 단순·1순위 응답빈도수 모두 높게 나타나면서 가장 큰 위험 요소 두 가지로 꼽혔다.
위기가 더욱 빠르게 찾아올 것이란 전망도 확대됐다. 단기(1년 이내)에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높음(12%)과 보통(49%)을 합쳐 61%로 나타났으며, 올해 상반기와 비교해 8%p 확대됐다. 반대로 '낮음' 또는 '매우 낮음'으로 응답한 비중의 경우 같은 기간 47%에서 39%로 내려왔다. 중기 시계(1~3년)에서도 금융시장의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을 높거나 보통으로 평가한 이들은 75%로 나타났다. 전분기(72%)보다 3%p 확대됐다.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향후 3년간)는 지난 상반기 조사와 같이 높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응답 비율에선 △매우 높음(5%) △높음(51%) △보통(41%) 순으로, 긍정적으로 응답한 이들이 전체의 97%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제고를 위해 가계부채에 대한 관리, 코로나19 지원조치의 질서있는 정상화, 부동산시장 안정 도모 등이 현시점에서 긴요한 과제라고 응답했다. 한은 관계자는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경우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가운데서도 과도한 규제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기관은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등 부실화 가능성에 충분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국내외 금융기관 임직원 및 주요 금융전문가 총 8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9일부터 22일까지 실시한 결과다. 조사대상자들은 발생 식와 발생 가능성 및 영향력 등을 고려해 주요 금융시스템의 리스크 요인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