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전설' 배재규 삼성운용 부사장, 한투운용 사장으로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박조아 기자] 'ETF'(상장지수펀드) 선구자'로 불리는 배재규 삼성자산운용이 21년 만에 적을 옮긴다. 배 부사장은 국내에 ETF를 처음 선보인 장본인이자, 삼성운용을 ETF 시장 점유율 1위로 끌어올린 관록을 자랑한다.
9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조홍래 사장의 뒤를 이을 차기 대표이사 사장으로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을 내정했다. 향후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배 부사장을 신임 수장으로 임명할 예정이다.
배 부사장은 2002년 10월 국내 자본시장에 코덱스(KODEX)200 ETF를 처음 선보이면서 국내에서 'ETF의 아버지', 'ETF 산증인' 등 별명을 얻었다. 국내 ETF를 70조원 규모로 성장시킨 주역에 이견이 없다.
그는 삼성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사업을 총괄했다. ETF운용본부장, 패시브본부장, 패시브 총괄본부장을 거쳐 2017년 채권과 패시브, 해외투자, 자산배분운용총괄을 담당하는 부사장에 올랐다.
삼성자산운용이 KODEX200을 선보이며 오랜 시간 ETF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던 것도 배 부사장의 역량이 절대적이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최근까지도 장기 투자, 분산 투자, 목표 기반 투자, 저비용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특히 개별 종목보다 시장에 투자하라고 역설하며 자산운용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1961년생인 배 부사장은 보성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종합금융 증권신탁부로 금융권에 입사했다. 이후 SK증권 국제영업부 자산운용팀장에서 2000년 지금의 삼성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겨 코스닥 팀장, 주식운용팀장 등을 거쳐 2002년부터 인덱스운용본부 부장을 맡았다.
한편 지난 2015년부터 안정적으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이끌어온 조홍래 대표는 그룹으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