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인플레·긴축 공포 딛고 '랠리'···S&P 사상최고치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미국이 39년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직면했다는 소식에도 뉴욕 증시는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마감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0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16.30p(0.60%) 오른 35970.99로 장을 마쳤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13.23p(0.73%) 뛴 15,630.60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대형주로 구성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4.57p(0.95%) 상승한 4,712.02를 나타냈다.
3대 지수는 물가 상승 우려에도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공포가 크게 완화되면서 이번 주 상승세를 보였다. S&P500지수는 이번 주 들어 3.82% 올랐고, 다우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4.02%, 3.61% 상승했다. S&P500지수는 마감가 기준으로 지난 11월 18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 기준으로는 지난달 22일 기록한 4,743.83을 넘어서진 못했다.
투자자들은 물가 지표와 다음 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조기 긴축 가능성, 미국 국채금리 움직임 등을 주시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주 의회 증언에서 채권매입 축소 규모를 논의하겠다고 답변한바 있다. 이날 11월 소미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결과, 물가 상승세가 더 가팔라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오는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채권매입 규모 축소는 기정사실화 된 분위기다.
파월 의장 뿐만 아니라 최근 리처드 클래리다 부의장, 로레타 메스트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를 비롯한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급격한 물가상승세에 대비해 필요할 경우 연준이 신속한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도록 채권 매입을 하루 빨리 끝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인플레 압력과 조기 긴축에 대한 우려는 이미 증시에 상당부분 반영됐다는 점에서 시장의 반응은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이는 부위기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98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노동부는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6.8% 급등해 1982년 6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10월 기록한 0.9% 상승, 6.2% 상승과 비교해 전월 대비 상승률은 둔화했으나, 전년 대비 상승률이 더 높아졌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1월 근원 CPI는 전월보다 0.5% 상승하고, 전년 대비로는 4.9% 올랐다.
월가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경우 연준의 긴축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그러나 이날 근원 물가가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한데다 헤드라인 물가도 일각에서 주장하는 7%까지 오르지 않으면서 일부 안도 랠리 분위기가 형성됐다.
MUFG의 이코노미스트는 CPI 인플레이션이 전월 대비 가속되면서, 달러 강세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MUFG는 "11월 CPI 인플레이션이 +6.8% YoY로 전월 +6.2%에서 추가로 가속되고, 컨센서스 +6.7%를 상회했다"며 "이처럼 강력한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는 동안, 달러 강세는 더 심화될 것이다"고 진단했다.
MUFG는 특히 "+6.8% YoY라는 인플레이션이 내년 중 미 연준의 3회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금리곡선 플래트닝(장기채 수요증가에 따른 금리 하락 현상)과 이에 따른 달러 강세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번 인플레이션 발표가 시장을 동요시킬 정도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물가 지표 발표 후에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0.62%까지 하락하고, 10년물 국채금리도 장중 1.45%까지 밀렸다. 지난 11월 지수는 10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지만 12월에는 오미크론 우려 속에서도 다소 반등했다.
이날 업종별로 기술주와 필수소비재가 2% 이상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다.
한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2.89포인트(13.39%) 하락한 18.69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