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총수 시대, 세대교체 가속···주요 그룹 임원 승진 20% 증가
사장단·임원 대폭 교체···현대차그룹 임원 승진 '역대 최대'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국내 주요 그룹이 최근 단행한 2022년도 임원 인사에서 승진 인원이 올해보다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총수' 시대에 맞춰 임원도 대거 물갈이가 이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30대 그룹 중 내년도 정기 인사를 발표한 18개 그룹의 현황을 조사한 결과 승진 임원 수는 사장단 56명, 부사장 이하 1774명 등 총 1830명이었다.
이는 전년보다 304명(19.9%) 증가한 수치로, 부사장 이하 승진자가 1년 전보다 사장단 19명(50.0%), 부사장 이하 286명(19.2%) 늘어났다.
특히 사장단 승진 인원은 2018년 61명, 2019년 56명, 2020년 44명, 2021년 38명 등으로 최근 몇 년간 계속 감소해오다 2022년 인사에서는 56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리더스인덱스는 "3·4세 경영체계가 본격화한 가운데 사장단을 대폭 교체해 친정 체제를 강화하고 경영 쇄신을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신성장 동력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세대교체와 함께 신규 임원 승진이 함께 늘었다"고 분석했다.
분석 대상 18개 그룹 중 10개 그룹은 임원 승진 인원이 증가했다.
예년 대비 가장 많이 늘어난 그룹은 현대차그룹으로, 역대로 가장 많은 203명이 임원으로 승진했다. 계열사별로는 현대차 66명, 기아 21명, 현대모비스 17명, 현대건설 15명, 현대엔지니어링 15명 등이다. 이 가운데 3분의 1을 40대로 채워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로 이어졌다. 현대차그룹은 신규 임원을 사상 최대 규모로 선임했지만,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사장단 인사는 실시하지 않았다.
SK그룹은 15개 계열사에 205명을 승진시키면서 최근 5년 사이에 가장 큰 폭의 승진 인사를 했다. 승진 규모는 올해 사장단 4명·부사장 이하 103명 등 107명에서 내년에는 사장단 11명·부사장 이하 194명으로 늘었다.
롯데그룹은 승진 임원 수가 166명으로, 올해(86명)보다 80명(93.0%)이나 증가했다. 특히 사장단은 11명이 교체됐는데 이는 최근 수년간 이어진 실적 부진에 대한 큰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대비 18명이 증가한 54명의 임원 승진이 있었다. GS그룹도 올해 대비 48.3% 늘어난 43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올해는 사장 승진이 없었으나 2022년도 사장단 인사에는 4명이 포함됐고. 부사장 이하에서는 39명이 승진했다.
LG그룹의 2022년 임원 승진자는 180명(사장단 4명·부사장 이하 176명)으로, 올해 177명(사장단 5명·부사장 이하 172명)과 비슷했다. 그러나 신규 임원 숫자가 118명에서 132명으로 늘어나면서 세대교체 폭은 커졌다.
임원 인사를 한 18개 그룹 중 전년보다 승진 임원 수가 줄어든 그룹은 8개였다. 승진 임원이 가장 많이 감소한 그룹은 현대중공업그룹으로, 올해 115명에서 내년 62명으로 53명 줄었다.
삼성그룹은 임원 승진이 425명에서 395명으로 30명 감소했다. 사장단 승진은 전년보다 1명 늘어난 10명이었으나, 부사장 이하 승진은 31명 감소한 385명이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명), 삼성바이오에피스(2명), 삼성자산운용(3명), 삼성윌스토리(1명), 에스원(1명)을 제외한 삼성전자(-25명) 등 나머지 계열사들은 승진인원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