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P2E'보다는 'P&E'

2021-12-21     이호정 기자

[서울파이낸스 이호정 기자] "플레이 투 언(Play to Earn:P2E)이라는 용어가 대세가 되서 사용하고 있지만 저에게 다시 용어를 정하라고 한다면 '플레이 앤 언(Play and Earn:P&E)'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싶습니다."

이는 국내 P2E 게임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위메이드의 장현국 대표가 한 말이다. 이와 함께 위메이드는 최근 보도자료 등을 통해서 P&E라는 용어을 사용하고 있다. 

P2E와 P&E는 같은 듯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해석하자면 '게임을 해서 돈을 번다' 대신 '돈도 버는 게임' 정도가 되겠다. 주목적이 돈이나 게임이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국내 게임업계에는 최근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가 핫한 이슈로 떠올랐다. 국내에서는 즐길 수 없던 P2E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자 생각보다 큰 반향이 일어난 것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2월 1일부터 10일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이 설치된 앱 2위에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가 올랐다. 다운로드 수는 무려 41만9363건에 달했다. 

이 열풍과 함께 기자의 주변 지인들은 가족 핸드폰을 모두 동원해서 게임을 즐기며 무돌코인을 모으는 사람도 여럿 생겼다. 그 과정을 지켜보고 나니 새삼 P2E의 위력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기간은 오래가지 않았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분류 결정취소' 판단과 함께 무돌코인의 가격하락으로 인해 거짓말같이 주위에 게임을 즐기는 사람은 줄어들게 됐다. 하루의 자기 시간을 투자에서 얻어 낼 수 있는 결과물이 줄어들자 게임을 더 이상 즐기지 않는 게임이 되어 버렸다. 

결국은 게임을 즐기기 위함보다 재화를 '채굴'하는 용도로 게임을 사용하는 주객이 전도된 상황인 것이다. 

최근 게임업계에는 내년 P2E로 출시되는 라인업이 매일 업데이트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들이 기존 지적재산권(IP)에 P2E를 결합한 수준이다. 결국 양산형 게임들이 쏟아지면 한탕 게임으로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 재미를 기반으로 하지 않는 이상 결국은 재화를 얻을 수 있는 양이 많은 게임으로 옮겨 갈 수밖에 없고, 결국 돈이 더 잘 벌리는 게임이라는 마케팅 경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장기적으로는 게임의 재미를 기반으로 하는 P&E가 정착해야한는 생각이다. 게임의 본질인 재미를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