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석 달 만에 '찔끔'···제조업 '웃고' 비제조업 '울고'

12월 제조업 전월 대비 5p↑···해외 공장가동률 개선 운수창고·도소매업 등 비제조업 둔화···코로나 여파

2021-12-29     박성준 기자
13일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우리나라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소폭 개선됐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방역조치 강화로 비제조업 업황은 둔화됐지만, 수출 호조 등에 힘입은 제조업 업황의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모든 산업의 업황BSI는 87로 전월(86)보다 1p 올랐다. 3개월 만의 상승 전환이다. BSI는 기업 경기 인식을 조사한 지표로 기준선(100)을 밑돌면 부정적인 전망을, 상회하면 긍정적인 전망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심리적 지표인 탓에 현재 기준선을 하회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평균인 장기평균치(76)를 크게 웃돌고 있다.

먼저 제조업 업황BSI는 전월(90)보다 5p 높은 95를 기록했다. 올해 가장 높았던 6월(98)과 비교해 소폭 내려온 수치지만, 장기평균(78)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건설 등 전방산업의 수요가 둔화된 1차금속(-7p)은 하락했으나, 전자·영상·통신장비(12p)가 전자제품 및 부품 수요가 개선되고, 금속가공(9p) 부문에서도 기계·자동차 부품 등의 수주가 늘면서 올랐다.

반대로 비제조업 업황BSI는 82를 기록해 전월보다 1p 하락했다. 잔여예산을 소진하기 위한 연말 소프트웨어 수주가 크게 늘면서 정보통신업(6p) 등은 상승했지만, 운수창고업(-11p)과 도소매업(-5p) 중심으로 낙폭이 더욱 컸다. 운수창고업의 경우 코로나 확산에 따른 여객 운송 감소로, 도소매업 역시 코로나 확산세에 오프라인 매출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비제조업 장기평균(74)보다는 높은 수준을 보였다.

김대진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비제조업이 코로나 확산 영향으로 여객운송, 도소매, 숙박업종 등의 업황이 좋지 못했고, 혹한기 진입, 부동산 시황 우려 등으로 건설업·부동산업에서도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라면서 "제조업 역시 코로나 영향이 없지는 않았으나, 제조업 해외공장의 가동률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속가공의 경우도 전기자동차 이슈로 부품 수요 및 투자가 확대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1월 전산업의 업황BSI는 이달보다 1p 내려올 것으로 전망됐다. 제조업의 경우 전자·영상·통신장비(16p), 금속가공(7p) 등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4p 상승한 92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비제조업의 경우 정보통신업(-8p), 건설업(-5p) 등을 중심으로 5p 하락한 78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 팀장은 "제조업의 경우 최근 데이터센터 증설, 스마트폰 등의 수요가 꾸준하면서 좋은 전망을 유지했다"면서도 "하지만 비제조업은 코로나 이슈가 여전하고,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도소매업에서 매출 감소세도 이어지고 겨울 혹한기의 계절적 요인들도 반영하면 소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쳐 산출하는 ESI는 전월보다 1.7p 하락한 104.6을 기록했다. ESI는 지난 3월 2년9개월 만에 100을 넘긴 뒤, 올해 꾸준히 기준선을 상회하고 있다. 계절적 요인,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순환변동치는 108.3으로 전월보다 0.3p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