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범띠 CEO, 임인년 포효 준비
1974년생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정지선 회장과 '형제 경영' 1962년생 장호진 현대백화점 사장, 기획조정본부 이끌며 M&A 주도 이갑·이재실 롯데·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이사도 1962년생 '동갑내기'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검은 호랑이의 해인 임인년(壬寅年)을 맞아 유통가에서도 범띠 최고경영자(CEO)한테 관심이 쏠린다. 유통업체 CEO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불황을 이겨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돌파구를 뚫어야 한다.
유통업체 총수일가 중에선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 1974년생 범띠다. 정 부회장은 현대백화점 경영관리팀과 기획조정본부를 거쳐 2009년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고, 2019년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대백화점 사내이사에 선임되면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형제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장호진 현대백화점 사장은 1962년생 범띠다. 그는 현대홈쇼핑 관리담당 이사,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 부본부장 등을 거쳤다. 2017년부터 현대백화점 기획조정본부장을 맡아온 장 사장은 새해에도 인수합병(M&A)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10년간 인수합병을 통해 패션, 생활용품, 가구, 화장품, 바이오 등에 뛰어들었다. 장 사장은 2020년 천연 화장품 업체인 SK바이오랜드(현 현대바이오랜드)를 인수했다. 지난해에도 복지서비스 전문기업 이지웰을 인수를 주도하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힘쏟고 있다.
면세업계에도 범띠 CEO가 있다.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이사와 이재실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이사는 1962년생 동갑내기다. 이갑·이재실 대표는 국내 면세점업계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경영 안정화 과제를 맡았다.
이갑 대표는 1987년 롯데쇼핑에 입사했고, 롯데쇼핑 여성패션부문장과 정책본부 운영실 전무를 거쳐 대홍기획 대표이사를 지냈다. 2019부터 현재까지 호텔롯데와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재실 대표는 1988년 현대백화점에 입사한 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장과 판교점장을 거쳐 지난해 현대백화점면세점 수장에 올랐다.
이갑 대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숙원인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시켜야 한다. 신 회장은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호텔롯데 전체 매출의 80%를 책임진 면세사업 회복 없이 기업공개는 어렵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은 해외상품 직구매 온라인 쇼핑몰 '엘디에프 바이'(LDF BUY)와 온라인 명품관인 '소공 1번지'를 여는 등 새 사업에 힘을 기울인다.
이재실 대표는 면세업계 후발주자인 만큼 브랜드 강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18년 11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점을 선보이면서 면세사업에 뛰어들었다. 동대문점과 인천국제공항점은 2020년 개점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인천국제공항점 안에 샤넬 부티크 매장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