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증하는 1월 금리인상론···高물가·금융불균형 해소에 방점

오는 14일 열리는 한은 금통위, 0.25%p 인상할 듯 양적긴축 꺼내든 美연준···대선·한은 총재 임기도 고려 전문가 금리 상단 전망은 '상이'···속도조절론 제기도

2022-01-12     박성준 기자
이주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오는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임인년 새해 첫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지난해 2차례 금리인상에 이어 세 번째 인상 결정이 유력해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높은 인플레이션, 역대급 가계부채, 빨라진 글로벌 통화긴축 흐름 등은 모두 금리 인상의 당위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은은 오는 14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 1.00%에서 1.25%로 25bp(1bp= 0.01%)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8월(0.50%→0.75%)과 11월(0.75%→1.00%) 두 차례 금리인상을 통해 코로나19로 빚어진 0%대 '제로금리' 시대의 막을 내렸다. 만약 금통위가 이달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인 1.25% 수준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한은이 이달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는 이유는 그간 꾸준히 지적돼 온 인플레이션과 금융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년 전과 비교해 2.5% 상승했다. 지난 2011년(4.0%)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한은의 목표치(2%)·예상치(2.3%)를 모두 웃돌았다. 새해 들어서도 업계를 불문하고 가격 인상 행렬이 이어지면서, 올해 물가에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더욱이 세계 경제의 중심인 미국 소비자물가(11월 6.8%)도 40년 만에 가장 높았고, 세계의 공장으로 일컫는 중국의 생산자물가(12월 10.3%)도 정점 대비 소폭 내려온 상황이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의 오름폭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율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동조화 현상이 더욱 확대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하방 압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불균형 해소 역시 한은의 최우선 목표 중 하나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가계부채(가계신용) 잔액은 1844조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9.7% 확대돼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아울러 가계와 기업의 부채를 더한 민간신용으로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219.9%를 기록해 지난 1975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컸다. '빚투', '영끌' 등 금융불균형으로 인식되는 부동산시장의 경우도 지난해에만 아파트값이 20.1% 뛴 점 등을 고려할 때 망설일 이유가 없다는 관측이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흐름이 더욱 빠르고 강해졌다는 점도 한은의 금리 결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기존 6월 마무리할 예정인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계획을 3월까지 앞당겼으며, 기준금리 인상도 더욱 빠르게 나설 수 있을 것이란 의중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담겼다. 특히 가장 강력한 통화 긴축 수단으로 꼽히는 양적긴축(QT, 대차대조표 축소)까지도 언급하자 시장은 연일 출렁였다.

상반기 대내외 경제·정치적 이벤트들을 고려할 때 부담을 가장 덜어낼 수 있는 시기가 1월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는 2월24일 열릴 금통위는 대선을 2주도 남기지 않은 시점이며, 4월14일 금통위는 대통령과 신임 총재가 취임한 직후다. 이처럼 정치적 격동기에 금리에 변화를 주는 것은 매우 민감한 사항일 수 있다.

이에 대부분 전문가들은 1월 금리 인상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올해 금리가 얼만큼 올라갈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렸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중을 굳이 따지자면 경제적인 여건보다 통화정책의 정상화 내지는 금융불균형 해소 및 금융안정의 목적을 볼 것 같다"면서 "현재 두 번의 금리 인상으로도 시중금리가 꽤나 높게 올라선 상황으로, 당초 의도했던 정책 목표를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올해 중에는 1월 인상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1월에선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이며, 추가 금리 인상 경로 속도에 대해서 한은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이번 금통위의 주요 포인트가 될 것"이라면서 "시장에서는 올해 1.75% 수준까지도 프라이싱하고 있는 상황이며, 한은이 이같은 시장의 기대를 끌어내릴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또한 대선 후보들의 확장적 재정공약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더욱 오래 올릴 수 있는 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연속된 금리 인상보다는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월보다 2월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번 결정에선 금리인상은 소수의견으로 제시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추경을 추진하려는 움직임과 엇박자 얘기가 나올 수 밖에 없고, 최근 부동산 가격도 조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연속적인 금리 인상은 상대적으로 당위성이 약해질 수 밖에 없다"며 "속도 조절에 나서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