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공모주 청약 '새 역사'···114兆·442만명 몰려
종전 최고치(81조) 33조 상회···최다 청약 건 경신은 못해 증권사별 균등 배정 1~2주···미래, 1주 못 받는 청약자도 '따상' 시 SK하이닉스 시총 2배···청약자 주당 48만원 이익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어'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주 일반 청약에서 역대급 신기록이 경신됐다. 청약 증거금으로 114조원이 넘는 금액이 몰렸고, 참여한 투자자는 440만명을 넘어섰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장 대표 주관사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등 7개 증권사에 몰린 증거금은 약 114조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종전 최다 증거금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80조9017원)를 33조원 이상 웃도는 규모다.
첫날 32조원을 끌어모은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청약 개시 한 시간 만에 57조원대로 불어났고, 오후 2시께 92조8000억원으로, 100조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증권사별로는 대표 주관사 KB증권에 가장 많은 증거금인 50조8073억원이 모였고, △대신증권(24조6400억원) △신한금융투자(23조5868억원) △미래에셋증권(7조2400억원) △하나금융투자(2조4307억원) △하이투자증권(2조2647억원) △신영증권(2조1937억원) 순이다.
청약에 참여한 계좌 수는 442만4463건이다. 중복 청약이 금지된 이후 가장 청약 건수가 많았던 카카오뱅크(약 186만건)를 이미 전날 뛰어넘었다. 다만, 중복 청약자를 포함해 역대 최다 청약이 몰렸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약 474만건)의 기록은 경신하지 못했다.
7개 증권사의 최종 통합 경쟁률은 87.65대 1이다. 대표주관사로 가장 많은 물량(502만8138주)을 확보한 KB증권 경쟁률은 67.31대 1이다. 공동 주관사인 대신증권(251만4068주)과 신한금융투자(251만4068주)는 각각 65.30대 1, 64.48대 1로 나타났다. 3곳에 배정된 물량이 전체 일반공모 물량의 91.67%를 차지한다.
인수단으로 참여한 증권사 △미래에셋증권 211.22대 1 △하나금융투자 73.21대 1 △하이투자증권 66.05대 1 △신영증권 66.00대1 등을 기록했다. 이들 증권사는 22만8552주씩을 확보했다.
경쟁률이 높아지면서 균등 방식으로 투자자 1명에게 돌아가는 공모주 몫은 1주 안팎으로 줄었다.
균등 배정 물량이 가장 많은 곳은 대신증권으로, 1.75주다. 이어 하이투자증권(1.68주), 신영증권(1.58주), 신한금융투자(1.38주), KB증권(1.18주), 하나금융투자(1.12주), 미래에셋증권(0.27주) 순이다. 증권사에서 투자자들은 추첨을 통해 1주나 2주를 받을 수 있지만, 미래에셋을 통해 청약한 투자자 10명 중 7명은 1주도 못 받는다.
이날 오후 4시까지 청약을 받는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27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한다. 상장 당일 '따상'(공모가 2배 시초가 형성+상한가)로 직행하면 주가는 78만원을 기록한다. 이렇게 되면 공모주 투자자의 1주당 이익은 48만원(160%)에 달한다.
공모가(30만원)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70조2000억원이다.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시총 3위에 오르는 수준이다. 따상을 기록한다면, 시총은 182조5000억원으로 불어나, 이날 기준 시총 2위 SK하이닉스(92조4500억원)를 두 배 웃돌게 된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최종 경쟁률이 2000대 1을 넘어섰고, 주문 규모도 1경5000조원에 달하는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이 같은 투자 열기는 상장 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LG에너지솔루션의 적정 시가총액은 100조∼120조원으로 추산한다. 코스피200,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등 주요 지수에 조기 편입될 것이 유력한 만큼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이 1조원 넘에 유입될 예정이라는 점도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 압력이 높을 것이란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적정 시가총액이 10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주민우 연구원은 "소재·공정 기술과 SCM 구축, 양산 능력을 기반으로 고객 선점 효과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라며 "여기에 폼팩터 변경에 따른 원통형 배터리 시장 확대에 대한 수혜도 높은 기업가치에 주효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