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삼성생명에 기관경고 확정···신사업 진출 브레이크
대주주 부당지원 관련 '조치명령'···암보험금 미지급 '과징금' 삼성생명·자회사 모두 마이데이터·헬스케어 등 신사업 제한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금융위원회가 삼성생명에 중징계에 해당하는 기관경고와 과징금 1억5500만원을 부과하는 조치안을 의결했다. 대주주와의 용역계약 진행과정에서 삼성생명의 업무처리가 부적정했고, 암 입원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행위가 보험업법에 위반된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은 향후 1년간 금융당국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진출을 제한받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제2차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삼성생명에 대한 조치안을 이같이 의결했다고 밝혔다.
우선 금융위는 삼성생명이 대주주인 외주업체(삼성SDS)와 용역계약 과정에서 지체상금을 청구하지 않은 건에 대해 '조치명령'을 부과했다. 대주주 등 외주업체와의 용역계약검수업무 처리, 지체상금 청구 등이 적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업무처리절차와 기준을 마련·개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용역계약 지체상금 처리방안을 마련해 이사회에 보고하고 이행하도록 명령했다.
다만 당국은 회사 용역계약 관련 지체상금 미청구가 보험업법 위반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현행 규정으로 제재가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향후 유사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대주주 거래제한 대상을 확대하는 보험업법 개정 등 필요한 조치를 추진한다.
삼성생명이 암입원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496건에 대해서는 보험업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과징금 1억5500만원 부과를 의결한 주요 배경은 금감원이 진행한 '의료자문'과 '소비자 보호 필요성'이다. 앞서 금감원은 조치안 심의과정에서 법령해석심의위원회 자문내용을 고려해 회사의 보험금 부지급이 객관적이고 공정한 근거에 기초했는지 판단하기 위해 의료자문을 진행한 바 있다.
금융위는 의료자문결과와 금융소비자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검사결과 지적된 519건 중 496건이 약관상 보험업 법령 등을 위반한 부지급건에 해당한다고 봤다. 결과적으로 금융위는 삼성생명에 해당 조치명령과 과징금 부과를 통보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위 의결에 따라 기관경고와 임직원 제재 등을 조치하게 된다.
금감원이 이와 같은 기관 제재에 나서면 삼성생명을 비롯한 자회사 삼성카드는 향후 1년간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진출이 어려워진다. 이른바 미래먹거리로 불리는 헬스케어·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한 준비 작업과 사업 진출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