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역대급 1월 수출액···에너지값 급등 '무역적자도 최대'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지난 1월 한국 수출이 같은 달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무역적자도 두달 연속이어진데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해 빛이 바랬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에 공급 불안까지 겹쳐 수입이 30% 이상 급증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월 수출이 작년 동기 대비 15.2% 늘어난 553억 2000만 달러, 수입은 35.5% 늘어난 602억 1000만 달러로 각각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1월에 월간 수출액이 500억 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기존 1월 수출액 최고치는 2018년 1월의 492억달러였다.

일평균 수출액은 25억1000만달러로 1월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연간 수출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전체 일평균 수출(23억6000만달러)을 상회하는 수치다.

우리 수출은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15개월 연속 증가했다. 지난달 수출은 오미크론 확산, 조업일수 감소, 원자재 가격 상승, 지난해 1월 높은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두 자릿수의 고성장을 이어갔다.

15대 주요 품목 중 14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석유제품과 철강 수출이 각각 88.4%, 50.1% 증가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선박은 지난해 1월 수출급증(34억9000만달러)에 따른 역 기저효과로 유일하게 감소했다.

수출 3대 품목인 반도체(24.2%), 석유화학(40%), 일반기계(14.1%) 등도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반도체는 1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역대 1월 중 최초로 100억 달러를 돌파하며 9개월 연속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했다. 석유화학 역시 전방산업 수요확대 흐름과 유가 상승발 단가 증가의 영향으로 월간 기준 50억달러를 넘어 역대 1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9대 전 지역 모두 10개월 연속 수출이 증가했다.

중국 수출은 13.1% 확대됐으며, 미국 수출은 1.6% 늘었다. 아세안(ASEAN)과 유럽연합(EU) 수출도 각각 28.9%, 13.3% 증가했다. 특히 미국과 아세안 수출은 역대 1월 중 가장 많았다. 미국과 EU는 수출 17개월 연속, 중국과 중남미는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수입액은 전년 동기 대비 35.5% 늘어난 602억1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수출과 수입 차이를 나타내는 무역수지는 48억9000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1월 수입은 에너지 가격 급등과 동절기의 높은 에너지 수요 등 계절적 요인으로 증가했다고 산업부는 분석했다.

원유·가스·석탄 등 3개 에너지원의 지난달 수입 규모는 159억 5000만 달러로 작년 1월(68억 9000만 달러)보다 90억 6000만 달러 늘었다. 수출 호조에 동반한 중간재 수입이 확대하면서 1월 수입규모는 역대 2위를 기록했다.

산업부는 우리와 산업구조가 유사한 일본과 에너지 수입비중이 높은 프랑스도 최근 큰 폭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무역적자는 수출과 수입이 모두 견조하게 증가하고 있어 과거 금융위기나 코로나19위기 당시와 구조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해석이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2022년의 첫 달부터 우리 수출이 두 자릿수 성장하면서 역대 1월 중 처음으로 500억달러를 넘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부분의 주력 산업과 신산업, 주요 시장에서 고르게 수출성과를 보이며 올해 중요한 첫걸음을 무사히 내디뎠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