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기 상가지역도 모아주택?···용산 한남2 제척지역 변화 물결

이태원동 상가지역 소유주들, 모아주택 등 추진 계획 용산 개발산업 산적, 아파트값 급등으로 상가보단 '아파트'

2022-02-21     이서영 기자
한남뉴타운에서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최근 서울 용산구가 개발사업으로 들썩이면서, 한남뉴타운에서 제척된 지역 소유주들이 정비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비선호지역인 상가 구역에서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모아주택 등에 긍정적 모습을 보이며, 용산구 일대의 큰 변화가 시사되고 있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태원동 일대 한남2구역에서 제척 당한 상가지역 소유주들이 모아주택 등 정비사업을 추진 계획을 수립 중이다. 한남2구역 제척구역 내 한 소유주는 "현재 일부 소유주들과 의견을 모으고 있다"며 "정비사업 추진을 하고 싶은 첫 단계라 널리 알리는 게 우선이라 몇 가지 가이드 라인만 설정해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아파트가 함께 있는 주상복합아파트를 만들거나 모아주택 등을 고려하고 있다. 

모아주택이란 이웃한 다가구, 다세대주택 필지 소유자들이 개별 필지를 모아 블록단위로 공동개발하는 정비모델이다. 이는 재건축‧재개발에 비해 주민동의 요건도 상대적으로 완화됐고, 사업 기간 축소도 가능하다. 

이에 정비사업이 힘든 다세대 주택이 밀집한 단지에서도 신축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 인기를 끌고 있으며, 한남2구역 제척 주민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해당 방법 외에도 제척지역 소유주들은 한남1‧2구역과 함께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방법까지 논의하고 있다. 다만 한남2구역은 현재 사업시행계획인가까지 맞추고,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어 이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제척 구역 주민들의 입장 변화는 새로운 정비사업 제도의 도입과 더불어 용산구의 지역적 특성, 자산 가치 상승에 대한 바람으로 시작됐다.  

지난 2016년 서울시의 한남지구 재정비 촉진계획 변경지침안이 발표되면서, 한남뉴타운에서 상가지역을 포함한 일부 구역이 제척됐다. 통상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서 사업 추진 동의서를 얻기 어려운 곳은 상가지역이었다. 상가지역은 건물이 철거했을 때 생계를 꾸려나가는 수입이 사라져 정비사업을 반대하는 게 대다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상권이 위축되면서 공실이 되거나, 임대료가 떨어졌다. 또한 최근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자산가치 상승 측면에서 상가를 소유하는 것보다 아파트 소유가 이득이라는 판단이 선 것이다. 

특히 용산구는 최근 서울 집값 하락세에도 지난 주 서울에서 유일하게 0.1%대의 상승률을 기록한 지역구다. 상반기에는 용산 정비창 마스터 플랜이 공개될 예정이며, 일부 대선후보는 용산 미군기지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공약 등을 발표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용산 마스터플랜이 제대로 실현되면, 강남을 넘어 용산이 우리나라 집값 리딩 단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최근 정부, 서울시 등에서 소규모 정비사업 등에 인센티브가 크게 주어지면서 활발한 데, 집값이 주춤해지는 시기의 사업성에 대해 제대로 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