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폭증에 소비심리 꺾였다···2월 소비자심리지수 103.1
작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전월比 1.3p↓ 집값전망 21개월 만에 '하락 전망'으로 전환 인플레 우려도 확대돼···"체감 물가 상당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달 소비심리가 소폭 하락 전환했다. 큰 폭의 차이는 아니지만, 최근 일일 코로나19 확진 추이가 10만명을 넘어서는 등 전염성이 심각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물가 오름세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으며, 집값은 올라갈 것이란 기대보다 떨어질 것이란 기대가 더 많아졌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2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1로 직전월(104.4)보다 1.3p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8월(102.4) 이후 반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며, 오름세로 전환한 지 한 달 만이다. 지수 수준은 지난해 3월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기준값(100)을 상회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중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로, 장기평균치(2003년 1월 ~2020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해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CCSI는 지난해 12월 확진자 증가와 함께 하락한 뒤 방역조치 강화로 코로나 위험도가 낮아지면서 지난달 소폭 상승했다"면서 "하지만 2월 중순 이후 확산세가 강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대세 변이로 자리하고,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재차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미크론 확산세가 워낙 크다보니 재차 하락세로 전환했으나, 거리두기 단계가 더욱 강화된 수준이 아닌 비슷한 수준을 보이면서 상황이 크게 나빠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델타와 비교해 중증 환자 비율이 적다는 것, 확산세 정점까지 올라가는 기간이 외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느리다는 점 등도 심리 악화를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 확산 추이가 얼마나 길어질 것인지가 앞으로를 예상하는 데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CCSI지수 도출에 사용되는 6대 CSI 가운데 생활형편전망(96)이 보합(0%)세를 보인 것을 제외하면 △현재생활형편(-1p) △가계수입전망(-1p) △소비지출전망(-1p) △현재경기판단(-1p) △향후경기전망(-2p) 등 모두 1~2p씩 내렸다.
CCSI 항목 외 주택가격전망(97)은 지난달(100)과 비교해 3p 내렸다. 특히 이달 주택가격 전망은 지난 2020년 5월(96) 이후 1년9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값을 하회했다.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세가 큰 폭으로 둔화된 가운데 기준금리 상승 및 대출 규제 확대 등으로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자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 이들이 더욱 많아진 것이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과 향후 1년간 전망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각가 2.8%, 2.7%를 기록해 지난달보다 1p씩 상승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비중은 △석유류제품(61.0%) △농축수산물(40.6%) △공공요금(37.5%) 순이었다.
황 국장은 "지난달 물가가 뛸 것으로 우려했던 휘발유 가격 등이 유류세 인하로 내려갈 것이란 기대가 형성됐으나, 이달 중순부터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재차 국제유가, 유류제품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면서 "더욱이 외식비, 농축산품, 식재료 등 생활물가 및 체감물가 상승 기대도 높아졌으며, 서비스가격에 대한 인상 우려도 커졌다. 공공요금도 당장 오르지는 않겠지만, 향후 올라갈 것이란 기대심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