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만난 삼성전자 경계현 대표 "소통하며 대화로 해결"

4개 노조 위원장과 간담회···"쉽게 풀 수 있는 문제부터 풀자"

2022-03-18     오세정 기자
16일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DS부문장 사장)이 18일 임금협상 결렬로 사측과 대립 중인 노조와 만나 대화를 가졌다.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노조와의 간담회에 직접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 사장은 이 자리에서 "쉽게 풀어갈 수 있는 것부터 풀면서 대화로 해결하자"고 말했다.

이날 삼성전자 노사에 따르면 경 사장은 오후 1시께 경기 화성캠퍼스에서 삼성전자 내 4개 노조 위원장 등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는 '대표이사가 직접 대화에 나서라'는 노조 측의 요구에 따라 이뤄졌다.

경 사장은 창사 이래 첫 파업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최근 상황에 대해 "어려운 점은 서로 솔직히 얘기하고 대화와 소통으로 함께 해결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경 사장은 "좋은 일터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며 간담회에 참석한 노조위원장들에게 질문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에선 경 사장과 함께 최완우 DS부문 인사팀장(부사장), 이규호 DX부문 인사지원그룹장(부사장), 신인철 DS부문 인사지원그룹장(상무) 등 인사 담당 임원들이 참석했다. 노조 측에선 공동교섭단 간사와 각 노조위원장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약 1시간 동안 진행됐고, 양측이 처음으로 대면한 자리인 만큼 각측의 입장을 이야기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이날 '급여체계 개선'과 '휴식권 보장' 등 2가지 핵심 요구안을 간담회 논의 안건으로 제시했다. 기본급 정액 인상과 성과급 지급 기준 개정, 포괄임금제·임금피크제 폐지, 유급휴일 5일 신설 등이 대표적인 요구 사안이다.

회사 측은 노조의 요구에 대해 이날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협상은 어렵다며 추가로 검토해보고 추후 실무 협의 자리를 다시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0월부터 15차례 교섭을 벌이며 임금협상을 해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에서도 합의가 결렬되면서 노조는 조합원 찬반 투표를 거쳐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후 노조는 파업 가능성을 시사하며 최고 경영진과 공개 대화를 요구해왔다. 삼성전자에선 1969년 창사 이후 53년 동안 한번도 파업이 발생한 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