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7747억원 들여 지누스 인수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가구·매트리스 기업 지누스를 인수했다. 22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이 지누스 창업주 이윤재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30.0%(경영권 포함)를 7747억원에 인수한다. 현대백화점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지누스 주식 인수 계약체결에 대한 안건을 의결했다. 이는 현대백화점그룹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분 인수와 별도로 이날 지누스와 인도네시아 제3공장 설립 및 재무구조 강화를 위해 1200억원 규모의 신주 인수 계약도 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누스 인수로 리빙 사업 매출이 3조6000억원에 이르게 됐다. 2012년 인수한 현대리바트의 가구·인테리어 사업과 2019년 계열사로 편입한 현대L&C의 건자재 사업에 이어 지누스까지 추가하면서 사업이 확장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현대리바트와 현대L&C의 매출은 각각 1조4066억원, 1조1100억원이다.
지누스는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 1조1238억원, 영업이익 743억원을 기록했다. 주력제품인 매트리스 매출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지누스 전체 매출 가운데 글로벌 매출 비중은 97%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미국 시장 매출이 90% 가량 된다. 아마존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한 매출 비중도 전체 매출의 80%나 된다.
이번 M&A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유통·패션·식품 사업부문과 함께 그룹의 4대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인 리빙 사업부문의 성장시키려는 의지가 담겼다. 지난해 현대백화점그룹은 미래 청사진이 담긴 비전 2030을 발표하며 리빙 사업 부문을 2030년까지 2021년(2조 5000억원)대비 약 두 배인 5조원대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글로벌 온라인 기업인 지누스 인수로 전자상거래(e커머스)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유통·패션·리빙·식품 등 각 계열사별 전문몰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지누스 인수도 현대백화점그룹이 추진한 전문몰 전략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온라인 기반의 유통채널과 차별화된 제품 콘텐츠를 보유한 지누스를 인수한 것은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매출과 이익을 동시에 창출하고 있는 e커머스 콘텐츠 기업을 확보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그룹이 추진 중인 전문몰 전략을 기반으로 e커머스 사업을 한층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백화점그룹은 풍부한 자금력과 유통 및 리빙 부문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사업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해 지누스를 명실상부한 글로벌 온라인 넘버원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리바트·현대L&C 등 리빙 부문 계열사들과의 사업 협력을 통해 지누스의 취급 품목을 매트리스 외에 일반가구까지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또한 미국 등 북미 중심의 지누스 사업 구조도 유럽 및 남미, 일본 등으로 넓혀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백화점·홈쇼핑·면세점 등 그룹 내 유통 계열사들의 탄탄한 유통망을 활용해 지누스의 국내 사업 확장에 나선다. 현대백화점의 프리미엄 이미지와 구매력이 높은 고객층을 기반으로 중저가 위주의 지누스 사업 모델을 중고가 시장으로도 확대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 제품 기반의 수면시장 진출도 검토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그룹은 슬립테크(수면 기술) 전문 기업에 대한 추가 인수나 협업 등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백화점그룹의 10년 뒤 미래 청사진이 담긴 비전 2030을 발표한 이후 더현대 서울의 성공적 안착과 한섬 화장품 사업 진출 등을 일궈냈다"며 "이번 지누스 인수로 지속 성장을 위한 또 다른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메가 트렌드나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춰 미래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사업 중 그룹의 성장 전략과 부합하는 분야에 대한 투자나 M&A를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