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사칭해 불법 영업···공개 경고 날린 이베스트증권

인지도 높은 직원 사칭 오픈채팅방 개설 "어떤 경우도 주식리딩·금품 요구 안해"

2022-03-31     남궁영진 기자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최근 주식투자 초보자를 타깃으로 금전적 이득을 취하려는 세력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이와 관련해 경고와 당부성 메시지를 전해 눈길을 끈다. 회사와 임직원을 사칭해 불법 영업행위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피해를 예방하고자 하는 취지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문자 등으로 자사와 임직원을 사칭하는 행위에 엄정 대응할 계획임을 전하는 한편,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이 같은 성격의 메시지는 금융당국에서 이따금 배포하지만, 일개 증권사 차원에서는 매우 이례적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자사의 윤지호 리서치센터장과 염승환 이사, 강하나 애널리스트 등을 사칭해 투자정보 제공을 미끼로 특정 종목을 권유하거나 종목 상담을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하는 행위가 증가하고 있다. 윤 센터장과 염 이사는 주식 투자자 사이에서 손꼽히는 인지도를 갖고 있다.  

사칭 내용을 보면 윤 센터장이나 염 이사, 강 애널리스트의 이름으로 특정 종목을 무료로 추천한 뒤 유료인 'VIP방' 가입을 권유한다. 당사자의 주요 약력까지 언급하면서 신뢰성을 더한다. 불법 사칭을 하는 이들은 대상을 가리지 않는데, 이베스트투자증권 사장을 비롯한 고위 관계자들까지도 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센터장이나 염 이사의 이름으로 개설된 오픈채팅방이 다수 존재하며, 입장 인원만 수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모두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이베스트증권 측은 우려했다. 이베스트증권 관계자는 "해당 방에 입장해 사칭임을 알렸더니, 방장으로부터 강제 퇴장을 당해 제대로 된 대응조차 못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임직원은 어떤 경우에도 투자 리딩을 하거나 이를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당사가 주식 초보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와 일부 임직원이 워낙 유명하다 보니 사칭 관련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 사례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충분히 우려되는 상황"고 덧붙였다. 

이베스트증권 측은 불법 사칭에 엄정 대응하는 한편, 피해 발생 시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해 고객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회사 관계자는 "피해 발생 시 최대한 법률적 지원을 하는 등 공동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임직원 사칭에 주의할 것을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당부할 예정"이라고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증권사 소속 직원이 개인적으로 주식 리딩에 나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특정인이 투자 정보로 금품을 요구하거나 주식리딩방을 운영하는 경우 의심부터 하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보상받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기에 스스로 각별히 유의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