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12년만에 재개발 입찰 참여···흑석2구역은 유찰
대우건설 "공정하지 않은 판에 리스크 감당 못해"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경쟁입찰이 성사될 것으로 예상됐던 흑석2구역 입찰이 결국 삼성물산의 단독 입찰로 유찰됐다. 삼성물산이 12년만에 재개발 사업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대항마였던 대우건설은 불공정 의혹을 제기하며 입찰에 불참한 탓이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흑석2구역 시공사 입찰에서 삼성물산의 단독 입찰해 유찰됐다.
앞서 지난 1월 개최한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SK에코플랜트 등 10대 건설사로 불리는 8곳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입찰이 유력해 반포3주구 이후 치러질 두 건설사의 재대결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실제 대우건설의 입찰을 하지 않았다.
일찌감치 흑석2구역에서 홍보전에 돌입했던 대우건설이 실제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는 해당 사업장이 특정 시공사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날 대우건설은 조합원에게 "홍보관 관련해 납득할 수 없는 일방적인 경고 조치와 특정 시공사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집행부의 편중된 방향에 입찰 후 리스크를 감당할 수 없는 범위라고 판단했다"며 "이에 이번 입찰을 포기하게 됐다"는 입장문을 보냈다.
알짜 입지였던 만큼 흑석2구역은 공식적인 홍보전부터 대형건설사들의 물밑경쟁이 과도했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및 정비사업의 시공자 선정기준에 따르면 입찰 참여 시공자는 참여 건설사 전체가 참여하는 합동설명회 이외에 조합원 개별 접촉에 의한 홍보행위를 일절 금지하고 있었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
이에 주민대표회의와 시행을 맡은 SH공사는 건설사에 경고문과 시정요청서를 발송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대우건설과 삼성물산, GS건설 등이 경고와 시정 조치를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특정 시공사의 편중됐다는 의견에 대해 SH공사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삼성물산의 경우 지난 2019년 신반포15차에서 도시정비사업 복귀 후 10전 10승을 내달리면서 아직 패배한 적이 없다. 또한 흑석2구역을 수주하게 될 경우 삼성물산은 12년만에 재개발사업 뛰어드는 것이다. 또한 서울 내 또다른 알짜 재개발인 한남2구역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번 유찰과 관련해 "향후 정해진 입찰 일정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한편, 흑석2구역은 흑석동 일대에 4만5229㎡ 규모로 추진되는 공공재개발 사업이다. 시행사인 SH공사는 재개발을 통해 지하 7층~지상 49층 높이의 아파트 1216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공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