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나노' 고지전···삼성, 미세공정 TSMC 압도할까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3나노 공정 양산을 두고 삼성전자와 TSMC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3나노 공정 양산에 반도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중 세계 최초 GAA 3나노 공정 양산까지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계획대로 3나노 공정이 실현된다면 글로벌 파운드리 1위 대만 TSMC를 초미세공정에서 기술적으로 한 발 앞서나갈 비장의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GAA는 트랜지스터 생산 신기술이다. 반도체 구성단위인 트랜지스터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과 채널을 제어하는 게이트로 이뤄진다. GAA는 채널과 게이트가 4면에서 맞닿게 하는 기술이라면, 기존 핀펫(FinFET) 방식은 접촉면이 3면이다. 접촉면이 많을수록 전류 흐름이 활성화돼 성능이 개선된다.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에서 GAA 기술을 첫 도입하는데 성공하는 셈이다. 이에 비해 TSMC는 2나노부터 GAA 기술을 적용할 방침이다. 결과적으로 삼성전자가 3나노 GAA 양산에 성공할 경우 TSMC보다 앞선 기술력을 확보하게 된다.
TSMC는 3나노 공정 양산을 하반기로 계획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기존 핀펫 방식보다 고성능, 고효율로 평가받는 GAA공정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 TSMC는 핀펫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GAA 3나노 양산이 파운드리 업계 순위를 뒤집을 이른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가 올해 GPU 물량을 TSMC로 옮겼다고 전해진데다, 퀄컴마저 3나노 공정을 TSMC에 맡겼다는 소식마저 돌면서 GAA 공정 양산에 서둘러야 할 필요성도 높아졌다는 시각이 나온다.
고객사들이 생산 위탁을 줄이는 주된 이유로 수율(완성된 반도체의 양품 비율) 문제가 꼽히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미세공정 기술을 선점함으로써 고객사들에게 신뢰도를 강화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현재 주요 고객사의 수요가 견조한데다 대다수 고객사와 장기공급계약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매출은 안정적 성장세라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지난달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 핵심 경영진과 함께 직접 미국 출장길에 올라 엔비디아, 퀄컴 등 주요 고객사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율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협력 확대를 제안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내부적으로도 "결국은 모든 업계에서 언젠가는 GAA 방식을 쓰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를 조금 더 빠르게 시도해 업계를 선도하는게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경영진 역시 GAA 공정 양산에 대해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강문수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1세대 GAA공정의 품질 검증을 완료해 2분기 업계 최초 양산함으로써 경쟁사 대비 기술 우위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강 부사장은 "3나노 공정은 선단공정 개발 체계 개선을 통해 단계별 개발 검증 강화로 수율 램프업 기간을 단축하고, 수익성을 향상해 공급 안정화를 추진 중이다"라며 "향후 공정개발 가속화를 위해 신규 연구개발(R&D) 라인 확보를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