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한풀 꺾인 强달러···금통위·FOMC 의사록 '주목'

달러인덱스, 7주 만에 하락···기대와 우려 공존 한·미 외환시장 협력, 금리인상 기대에 달러 '약세'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대외불안 요인 여전

2022-05-23     박성준 기자
주상영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 주(23~27일) 원·달러 환율은 주중 공개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결정 및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전으로 경계감이 짙어질 전망이다. 원화 강세 요인들로 외환시장 내 안정화 흐름이 두드러질 수 있지만, 여전히 지속하고 있는 매크로(거시경제) 이슈들은 환율 하단을 지지할 전망이다.

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10시 기준 전거래일(1268.1원)과 비교해 1.0원 높은 달러당 1269.1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주말중 갭업한 역외환율시장에 따라 3.4원 오른 1271.5원으로 개장한 뒤, 빠르게 오름폭을 반납했다. 오전 장중으로는 1267원대까지 레벨을 낮추면서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달러화 가치(달러인덱스)는 글로벌 이슈가 부재한 가운데 7주 만에 내려섰다. 이에 원·달러 환율도 높은 레벨에 따른 부담 및 당국 경계 심리, 중국 경기 부양 기대감 등의 여파로 레벨을 큰 폭으로 낮췄다. 환율은 일일 변동폭이 10원에 달할 정도로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지난 5거래일 중 2거래일에 1260원으로 내려서는 등 '빅피겨'(큰 자릿수)인 달러당 1300원과는 거리가 벌어졌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도 강(强)달러 국면보다는, 원화 강세 재료가 부각돼 하향 안정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우선 한은 금통위는 오는 26일 통화정책 정례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날 회의에선 25bp(1bp= 0.01%) 금리인상에 대한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환율 하락을 지지하는 재료로 꼽힌다. 특히 최근 이창용 한은 총재가 언급했던 '빅스텝'(50bp 금리인상)과 같은 발언이 재차 확인될 경우 원화 가치 반등을 견인할 수 있다.

또한 지난 21일 발표된 한·미 정상회담 공동 성명에는 "지속 가능한 성장 및 금융 안정을 위해 양국이 외환시장 동향에 관해 긴밀히 협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통화스와프 재개는 없었지만, '외환시장 안정화'를 주요 합의 내용으로 언급한 것이다. 이에 시장 내 불안 심리도 차츰 가라앉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우리나라 에너지 수입금액이 전년대비 고점을 통과해 단기적으로 경상수급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환율 하락 요인이다.

중국 당국의 경기 부양 의지도 원화 강세 재료로 꼽힌다. 지난주 미국 경기 펀더멘털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되면서 버블 공포가 확대됐고, 이는 자칫 '리스크오프'(위험자산선호) 심리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 인민은행은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의 금리를 인하해 경기 부양 의지를 내비쳤고, 시장 내 분위기 전환에 일조했다. 실제로 글로벌 외환시장 내 미국과 이머징(신흥국) 국가 간 흐름이 분리돼 나타나기도 했다.

다만, FOMC 의사록 공개 전으로 외환시장 내 불안 심리는 계속될 전망이다. 달러화지수가 연고점 대비 횡보세를 보이면서 강달러 국면은 일부 진정된 듯 보인다. 하지만 의사록에 담긴 앞으로의 인상 속도, 양적긴축 경로 등의 내용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위험회피 심리가 재차 부활할 수 있다. 미 외신 등을 종합해보면 이번 의사록에는 연방기금금리가 연말 중립금리 수준까지 도달해야 한다는 주장이 명시돼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다수의 위원이 2회 이상의 빅스텝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을 것으로 보인다.

연준 안팎으로도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메시지가 이어졌다. 20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대표 매파 인사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초기에 잡을 수 있다면 더욱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연내 금리를 3.5%까지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브라이언 디스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회의(NEC) 위원장도 물가 안정은 백악관의 최우선 과제라며, 공격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미국발(發) 통화긴축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중국 봉쇄 조치에 따른 경제 타격 여파,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의 대외 불안 요인들로 인해 달러화 강세 국면이 급격하게 약세로 전환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240~1290원

연초 이후 미국 달러화는 연준의 긴축과 경기 모멘텀 우위를 지속하며 세계 다른 주요국 통화와 비교해 강세를 지속해 왔다. 브라질·칠레·사우디 등 상품 수출국 통화는 전쟁이 촉발한 상품가격 상승에 견조한 흐름을 시현했으며, 반대로 자원수입대국인 일본을 비롯해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 원유 수입국인 한국, 대만 등은 약세를 보였다.

연초 이후로 보면 장기금리와 통화가치 간 정(+)의 관계가 성립된다. 전쟁의 장기화 속 연준의 긴축 가속화에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최근 미·일 간 금리차와 강하게 연동되던 엔화의 약세가 주춤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수입물가지수 및 달러화지수와의 연동이 강화되고 있고, 한국의 에너지 수입금액이 전년대비 고점을 통과한 것은 단기적으로 경상수급 호전, 원·달러 환율의 레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길게 보면 글로벌 긴축 전망 강화 속 하반기 경기의 방향성이 중요해 보인다. 상황에 따라서는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 흐름을 지속할 가능성도 있다.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글로벌 외환시장 분위기 전환에 중국 부양책이 일조했다. 나스닥 및 가상화폐 가격 급락 등으로 버블 공포가 커지고, 경기 침체 우려가 자칫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강화할 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금리인하는 시장 내 분위기를 전환하는 데 기여했다.

내달 1일로 예정된 상하이 봉쇄 해제 기대감 등으로 인한 중국 부양 기대감 지속 여부가 이번 주 위안화는 물론, 달러화 흐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 우려 영향에 큰 폭으로 하락한 미국 국채 금리가 재차 반등할 것인지도 달러화의 추가 하락·반등을 좌우할 변수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과 관련해 북한 리스크가 나타날 수도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아닌 핵실험도 재개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련한 내용들은 원·달러 환율 변동성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