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부자' 삼성SDS, 신성장 M&A는 언제쯤?

2022-06-07     김호성 기자
황성우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삼성SDS가 올해중 새로운 성장 엔진을 확보하기 위한 인수합병(M&A)에 나설지 IT 업계와 증권가의 이목이 쏠린다. 외형 성장으로 현금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반면, 영업이익률 하락으로 인한 사업포트폴리오 재편 필요성은 커져왔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올해중으로 삼성SDS가 대형 인수합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 오너 일가가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올해 3월 보유지분 3.90%를 블록딜로 처분하면서 M&A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 시점은 올해 이후로 밀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S는 지난 2021년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808억원에 달한다. 이에 더해 단기금융상품은 3조5103억원이다. 단기매매증권, 단기대여금 등을 포함, 이른바 현금화가 용이한 자산만 약 4조6000억원에 달한다. 어지간한 대기업들의 연간 매출에 해당되는 금액을 삼성SDS는 경영 방향에 따라 짧은 기간내 현금화할 수 있는 셈이다.

금융권 등에 당장 갚아야 할 부채도 많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SDS의 유동비율은 320%에 달한다. 1년 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부채는 2조3703억원 수준인데 비해 유동자산은 7조3760억원에 달한다. 흔히 재무건전성이 양호하다고 판단되는 기준인 '유동비율 200%'와 비교해 보더라도 삼성SDS는 부채 부담이 상당히 작은 기업에 속한다. 

이는 삼성SDS가 M&A를 결단할 경우 신속한 시일내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삼성SDS의 영업이익률은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삼성SDS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 9.2%에서 지난해 5.9%까지 크게 하락했다. 사업의 큰 축을 이루는 물류 사업과 IT 사업 가운데 수익성이 낮은 물류 사업 비중이 점차적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IT 업계 및 증권가는 삼성SDS가 M&A를 통해 IT 사업 비중을 끌어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회사 역시 인수합병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해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필요할 경우 보유한 현금 재원을 M&A 또는 인력 및 역량을 확보하는데 사용하겠다고 언급했다.

특히 IT사업 가운데 클라우드 관리·운영 사업자(MSP) 확대를 위해 쌓아둔 현금을 투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국내 MSP 시장 규모가 2022년 기준 7조원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대형 SI 기업들은 시장 우위 선점에 적극 가세하고 있다.

올해 4월 분사한 NHN클라우드는 최근 클라우드 기업 ‘크로센트’를 인수합병했다. 이를 통해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 사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크로센트는 17년간 클라우드 컨설팅과 플랫폼을 제공해온 클라우드 기술기업이다.

KT에서 분사한 KT클라우드 역시 M&A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상장 추진 가능성도 KT그룹 안팎에서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분사 이후 지분 투자와 M&A에 보다 유연한 대응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증권가 일각에서는 삼성SDS가 올해 중으로 M&A 등 투자에 전격 나설 것이라는 예상을 제기해 왔다. 그간 코로나19로 설비투자를 미뤄왔지만 위드코로나에 들어가면서 선제적 투자 필요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인수합병 투자 대상으로는 클라우드 분야 이외에도 전장부품,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카, 인텔리전트팩토리, 인공지능(AI) 등이 꾸준이 거론돼 왔다.

다만 최근 삼성일가의 상속세 마련을 위한 블록딜이 완료됨에 따라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대규모 M&A 시기는 다소 뒤로 밀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초 증권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3남매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삼성SDS 지분 가치가 높아져야 하고 결국 이를 위해 방편으로 인수합병이 단행될 가능성을 점쳐 왔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의 합병설까지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3월 매각 신탁 계약을 체결한 국민은행은 삼성 오너 일가의 삼성SDS 지분 3.90%(이부진 사장 150만9430주, 이서현 이사장 150만9430주)에 대해 블록딜 처분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삼성SDS의 최대 주주로 분류된 '삼성전자외 10인' 지분은 기존 56.78%에서 블록딜 완료 이후 52.84%로 낮아졌다. M&A에 나설 이유중 하나로 꼽힌 삼성 오너가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기업가치 제고 명분은 사라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