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1구역-우정아파트 갈등 봉합···사업 속도 빨라지나
조합, 공공도로 제외하고 대다수 쟁점안 수용 일부 동 18층→15층, 남북방향 차도 설계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서울 서남권 재개발 '최대어'로 불리는 신림1구역 개발 사업이 본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개발의 걸림돌이었던 인근 우정하이비전아파트(우정아파트)과 갈등이 일부 봉합됐기 때문이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림1구역 재개발 조합은 주민 공람을 거친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결정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1호로 지정되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현장을 찾는 등 관심이 집중된 신림1구역은 지난해 말 GS건설 컨소시엄(GS건설·현대엔지니어링·DL이앤씨)으로 시공사 선정했다. 그러나 신통기획으로 인센티브를 받은 신림1구역 설계안이 이웃주민인 우정아파트 입주민들에게 피해가 예상되면서 이들의 반대로 사업 진행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다.
우정아파트 입주민들은 신림1구역 사업이 추진되면, 단지 위치 상 진출입로가 1곳에 불과하게 돼 불편함이 야기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공공도로 마련 △원신초, 광신초 방향 등의 차도 확보 △1단지 앞 신축 아파트 층수 제한 통해 일조권을 확보 등을 요구했다.
그러나 신림1구역 조합원 입장에서 이같은 대안을 반영하는 것이 탐탁치 않았다. 기존 설계안에는 단지 내부에 차도가 없었고, 도로를 만들 경우 지상에 차가 없는 단지 설계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자체 역시 설계 변경으로 사업성이 떨어질 가능성 크기 때문에 우정아파트의 요구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신림1구역은 과거 2006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고도 사업성이 떨어져 10년 이상 사업이 지연된 바 있다. 이에 신통기획을 적용받아 용적률 상향(230%→259%)해, 사업 진행의 불씨를 다시 살려낸 상황이다.
이에 우정아파트 입주민들은 관악구청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는 등 갈등은 점차 커져갔지만 민원이 지속되면 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한 조합 측이 결국 우정아파트 주민들의 입장을 대다수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조합은 우정아파트 인근 주동을 17~18층에서 15층으로 낮추고, 일부 동 위치를 변경했으며 단지에서 남북방향으로 없었던 보차혼용 통로를 만드는 등 설계안을 수정했다.
다만 우정아파트 주민들이 원하는 공공도로를 만들면 사업성이 현저히 떨어져 이를 제외하고 합의안을 구성했다. 지난 4월 열린 관악구의회 제1차 도시건설위원회에서도 조선휘 도시계획과장은 "우정아파트 주민들 입장대로 도로를 두면, 사각형 모양의 단지가 삼각형으로 변해 사업성이 떨어질뿐 만 아니라 관악산으로부터 하천까지 부채꼴 형식으로 만들어 놓은 계획이 틀어지면서 지천 르네상스와 신통기획 취지를 벗어나는 부분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유병철 신림1구역 조합장은 "이번 계획안은 최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을 가장 우선시 했으며, 이제 서울시로부터 허가를 받아 건축 심의 등 사업 추진을 빠르게 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림1구역은 올해 10~11월 경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 내년 상반기에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한편, 신림1구역은 총 4104세대의 대규모 단지로 변모 할 예정이다. 분양은 3488세대, 임대는 616세대, 오피스텔 88실이었으나 변경안에서 오피스텔은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