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바꿔 다는 증권사···"정체성 높이고 이미지 개선"
하나금융투자→하나증권···신한금융투자도 '신한투자(증권)' 유력 '증권' 강조 통해 고객 접점 확대···사업 방향성 제시 등 효과 기대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주요 증권사들이 오랜 기간 써오던 사명을 바꾸거나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증권사로의 정체성을 높이고, 고객에게 보다 편안하고 친근히 다가가는 등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이달부터 현재의 사명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 2015년 9월 하나대투증권에서 하나금융투자로 변경한 지 7년 만이다. 바뀐 사명에는 증권업에 대한 직관성과 정체성을 최우선을 살리고,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자 하는 뜻이 내포돼 있다.
강민선 하나증권 WM그룹장은 "사명 변경을 계기로 손님에게 신뢰받고 손님의 가치를 가장 소중히 여기는 증권사로 거듭날 것"이라며 "손님, 직원, 사회가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사명 변경을 추진,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하나증권과 마찬가지로 '증권'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직원들을 대상으로 '신한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을 후보군으로 두고 설문조사에 들어갔고, 내부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9년 현재 사명으로 변경한 지 13년 만에 간판이 바뀌는 셈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이던 신한금융투자는 당시 자본시장통합법 제정과 함께 업계에서 최초로 '금융투자'를 붙였다. 기존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중심 업무에서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 등으로 전문성을 확대하겠다는 의지였다. 하지만 증권사 본연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해 사명 변경을 택한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주식시장에 발을 들인 지 얼마 안 된 고객들이 금융투자회사를 증권사로 여기는 경우가 드물다"면서 "한때 금융투자라는 이름은 다방면에서의 전문성이 내포됐다는 점에서 업계에서 주목받긴 했지만, 현재는 퇴색된 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하나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사명 변경을 추진한 것도 이 같은 흐름을 의식한 결정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그간 라임 사태 등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 이슈 등으로 실추됐던 신뢰 회복도 염두에 뒀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바뀐 사명을 통해 이미지 개선은 물론, 최근 서울 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 부역명에 오른 만큼 홍보 효과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외에 지난 3월엔 다올투자증권이 KTB투자증권에서 현재의 사명으로 바꿨다. 이를 통해 경쟁력 있는 종합금융그룹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대신증권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대신금융그룹은 지난달 대신파이낸셜그룹으로 변경했다. 글로벌 투자와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새로운 투자와 혁신을 통해 영속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의지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가 사명을 변경한다고 해서 당장 눈에 띄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정체성 강화와 이미지 쇄신에 나서는 한편, 향후 사업 방향성 을 제시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사명 변경 효과들이 나타나면 간판을 바꿔다는 증권사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