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물가 6.3%↑, 2개월째 6%대···외환위기 이후 최고(종합)
1998년 11월 이후 23년8개월 만에 가장 큰폭 상승 농축수산물·외식물가 일제히 올라···가계부담 커져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3% 올라 1998년 11월 외환위기 이후 23년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농축수산물부터 전기·수도·가스 요금, 외식 물가까지 일제히 오르면서 가계부담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3% 올랐다. 이는 환율 급등으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른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6.0%로 23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7월엔 더 높아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6%대를 기록한 것은 1998년 10월(7.2%), 11월(6.8%) 이후 23년8개월 만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대에 진입한 뒤 올해 3월(4.1%), 4월(4.8%)에 4%대에 올라선 후 지난 5월 5.4%, 6월 6.0% 등으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달 물가 상승세는 공업제품과 개인 서비스가 주도했다. 두 품목의 기여도는 각각 3.11%p(포인트), 1.85%p다. 7월 물가 상승률 6.3% 중 4.96%p를 두 품목이 차지했다.
공업제품은 가공식품이 8.2%, 석유류가 35.1% 각각 오르면서 8.9% 올랐다. 석유류 중에는 경유(47.0%), 휘발유(25.5%), 등유(80.0%), 자동차용LPG(21.4%)가 일제히 올랐고 가공식품 중에서는 빵(12.6%)의 상승폭이 컸다. 다만, 석유류는 올해 들어 처음 전월(39.6%)보다 상승폭이 둔화됐다.
개인서비스는 6.0% 올라 1998년 4월(6.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생선회(10.7%), 치킨(11.4%) 등 외식이 8.4% 올랐고 보험서비스료(14.8%) 등 외식 외 개인서비스가 4.3% 상승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 곡물가 상승 등 재료비 인상, 방역조치 해제에 따른 외부활동 증가와 대면서비스 호조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올해 3월 0.4%까지 내려간 농·축·수산물은 오름폭을 다시 키워 지난해 12월(7.8%) 이후 최고치인 7.1% 상승률을 보였다. 채소류가 25.9% 급등했는데, 배추(72.7%), 오이(73.0%), 상추(63.1%), 파(48.5%) 등의 가격이 치솟은 영향이다. 돼지고기(9.9%), 수입 쇠고기(24.7%) 등이 올라 축산물은 6.5% 상승했으며 수산물은 3.5% 올랐다.
지난달 공공요금 인상에 전기·가스·수도도 15.7% 상승하며 전월(9.6%)보다 오름폭을 키웠다. 상승률은 조사가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7.9% 올라 1998년 11월(10.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농·축·수산물 상승에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4월(14.1%) 이후 가장 높은 13.0%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4.5%로 2009년 3월(4.5%) 이후 가장 높았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3.9% 올랐다.
어 심의관은 "석유류 등 공업제품과 외식 등 개인 서비스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한 가운데 채소 등 농·축·수산물과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오름세가 확대됐다"며 "물가의 높은 상승세는 국제유가 급등 등 대외적 요인에 기인한 측면이 많지만 최근 들어 이런 대외적 불안 요인들이 조금 완화하는 조짐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물가 전망에 대해서는 "지난해 8, 9월 물가 상승률이 높았던 데 따른 역기저효과도 작용할 것으로 보여 8월에는 물가 오름세가 그렇게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올해 연간물가에 대해선) 5%는 넘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