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 '곡소리'···코픽스 '빅스텝'에 주담대 6% 뚫었다 (종합)
7월 신규코픽스 0.52%p↑'최대폭'···9년여만 최대 변동금리 우리銀 6.11% '최고'·국민銀 3.82% '최저' 전세대출도 올라 서민층 '타격'···6% 돌파 '초읽기'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가 한 달 만에 0.52%p(포인트) 뛰면서 주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고금리가 다시 6%대에 진입했다. 이번 코픽스 상승은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한번에 0.5%p 인상)'을 단행하면서 은행들이 앞다퉈 수신금리를 대폭 올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코픽스는 9년5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는데, 글로벌 긴축 강화 기조에 당분간 코픽스 상승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연 6%를 돌파한 주담대 금리가 올해 안에 연 8%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의 한숨이 깊어질 전망이다.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7월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는 2.90%로 전월(2.38%)보다 0.52%p 상승했다.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는 2013년 2월(2.93%) 이후 9년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상승폭의 경우 2010년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발표된 이후 12년6개월 만에 최고치다.
잔액기준 코픽스와 신잔액기준 코픽스도 일제히 올랐다. 7월 잔액기준 코픽스는 2.05%로 전월(1.83%)보다 0.22%p 올랐고, 신잔액기준 코픽스는 전월(1.42%)보다 0.20%p 오른 1.62%를 기록했다. 잔액기준은 지난 2015년 7월(2.08%) 이후 7년 만에, 신잔액기준은 2019년 8월(1.63%) 이후 2년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코픽스 금리가 대폭 오르면서 이에 연동되는 주요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도 오는 17일부터 오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을 비교해본 결과 주담대 변동금리 중 최고금리는 연 6.11%(우리은행·신규취급액), 최저금리는 연 3.82%(국민은행·신잔액)다. 변동형 주담대 최고금리가 연 6%를 넘어선 것은 우리은행이 유일하다.
은행별 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를 살펴보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KB국민은행은 기존 연 3.92~5.32%에서 연 4.44~5.84%로 최고·최저금리가 모두 코픽스 인상분만큼인 0.52%p씩 오른다. 우리은행도 연 4.79~5.59%에서 0.52%p씩 오른 연 5.31~6.11%로 변동된다. NH농협은행 역시 최고·최저금리가 0.52%p씩 올라 연 4.01~5.01%에서 연 4.53~5.53%로 조정된다.
신잔액기준 주담대 금리는 금리 상단과 하단이 0.20%p씩 오른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의 신잔액기준 연동 주담대 금리는 연 3.62~5.02%에서 연 3.82~5.22%로 바뀐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은 신잔액기준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고 있다.
이들 은행과 달리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금융채를 지표로 삼아 서로 다른 금리 변동 추이를 보였다. 신한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연동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29~5.34%에서 연 4.30~5.35%로 금리 상단과 하단이 각각 0.01%p씩 오른다. 하나은행은 연 4.691~5.991%에서 연 4.680~5.980%로 상단과 하단이 모두 0.011%p씩 하락한다. 신잔액 기준으로는 △신한은행 연 4.29~5.34% → 연 4.30~5.35% △하나은행 연 4.281~5.581% → 연 4.270~5.570%로 변동된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수신금리가 오르면 같이 오르는 구조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7월까지 3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주요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올렸고, 그 상승분이 코픽스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금통위가 지난달 13일 빅스텝을 단행한 이후 은행들이 연 3%를 웃도는 예·적금 상품을 내놓으면서 조달비용이 크게 상승했다. 오는 22일 시행되는 은행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 공시제를 앞두고 '이자장사' 비판을 의식한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앞다퉈 올리면서 코픽스 금리가 올랐다는 분석도 있다.
연이은 금리 인상에 대출자들의 이자상환 부담도 악화될 전망이다. 한국은행 전망에 따라 연말 기준금리가 3%까지 오를 경우 주담대 금리 상단도 연 7%를 넘어 8%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될 때마다 차주 1인당 연간 이자부담이 16만1000원씩 늘어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변동금리 외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혼합형)금리의 경우 이달 17일 기준 △국민은행 연 3.93~5.33% △신한은행 연 4.25~5.08% △하나은행 4.484~5.784% △우리은행 연 5.01~5.81% △농협은행 연 4.27~5.77%로, 최고금리가 5% 후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코픽스 금리가 뛰면서 이에 연동되는 전세대출 금리도 오른다. 주요 은행 중 국민은행의 전세자금 대출금리는 오는 17일 기존 연 3.68~5.08%에서 연 4.20~5.60%로 오른다. 같은날 기준 우리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도 연 4.23~4.63%에서 연 4.75~5.15%로 변동된다. 실수요·서민층 수요가 많은 전세대출 금리도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안그래도 어려운 민생경제를 더 악화시키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원래 제도가 처음 시행될 때 (제도에 반하는) 첫 타자만큼은 되면 안된다는 분위기가 있어서 민간 기업들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다음주부터 예대금리차를 공시하기 때문에 예적금 금리가 더 오른 것도 있고, 워낙 전세계적인 긴축 기조이기 때문에 금리는 당분간 더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