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금융자산, 2년 만에 감소···글로벌 증시부진·强달러 영향
한은, '2022년 2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 발표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우리나라 대외금융자산이 2분기말 기준 2조1235억달러를 기록해 직전 분기말 대비 658억달러 감소했다. 9분기 만에 감소 전환이자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94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글로벌 증시 부진과 함께 달러 강세 여파로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평가액이 쪼그라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우리나라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2분기(4~6월) 중 481억달러가 늘어난 7441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로써 순대외금융자산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대외금융자산과 부채는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금융자산은 국내 투자자가 해외 금융상품을 사거나 기업이 해외에 직접투자를 한 금액을 의미하는데, 직접투자를 비롯해 △증권투자 △파생금융상품 △대출 △무역신용 △현금 및 예금 △준비자산 등을 포함하고 있다.
대외금융자산의 경우 전분기말 대비 658억달러 감소한 2조1235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0년 1분기 이후 9분기 만에 감소 전환한 것이며, 낙폭도 역대 가장 컸다. 이는 거주자 증권투자가 글로벌 주가의 하락 및 미국 달러화 대비 주요국 통화가치가 하락한 데 따른 비거래요인(-850억달러)의 감소세가 주요했다.
대외금융부채(1조3794억달러)는 외국인 증권투자를 중심으로 전분기말 대비 1139억달러가 줄었다. 역대 최대 감소폭이다. 국내 주가 하락을 비롯해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크게 내려선 영향이다.
이렇듯 국내 주가 및 원화 가치 하락이 더욱 크게 나타나 순대외금융자산이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2분기 중 코스피지수(-15.4%)의 낙폭은 미국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1.3%), 유럽 유로스탁50지수(-11.5%), 일본 닛케이225지수(-5.1%) 등과 비교해 더욱 컸다. 원화(-6.4%)도 같은 기간 유로화(-5.35), 위안화(-5.4%) 등과 비교해 내림세가 두드러졌다.
대외채권·채무 통계에서도 부채는 확대됐다. 대외채무(6620억달러)는 예금취급기관의 차입금을 중심으로 79억달러가 늘었다. 역시 역대 최대 기록이다. 반대로 대외채권(1조482억달러)의 경우 준비자산 및 부채성증권을 중심으로 317억달러가 줄었다.
이로써 한국의 외채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단기외채비율(단기외채/준비자산)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단기외채비율은 전분기말 대비 3.7%p 상승한 41.9%를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 2012년 2분기(45.6%)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단기외채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3분기 78.4%) 이후 꾸준히 내려 지난 2016년 1분기(27.5%) 20%대로 내렸으나, 다시 오름세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먼저 원자재 가격이 뛰고 해외직접투자 확대에 따른 국내기업의 외화자금 수요 대응에 따라 예금취급기관의 단기차입금이 증가했다. 여기에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및 달러 강세에 따른 달러 환산액 감소 영향으로 외환보유고가 축소됐고, 준비자산도 함께 줄었다.
다만, 우리나라의 대외지급능력은 여전히 양호한 수준이라고 한은은 평가했다. 유복근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단기외채비율이 상승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과거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라면서 "최근 단기외채비율의 증가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1분기까지의 외국 사례를 보면 주요 신흥국들도 인플레이션 압력, 글로벌 달러 강세에 대응해 준비자산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대외지급능력은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며, 대외신인도 하락에도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