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에도 2분기 가계빚 6.4조원↑
2분기 가계신용 1869.4조···37분기 연속↑ 매매 수요 줄어도 전세·집단 중심 주담대↑ 기타대출은 3분기 연속↓···전년比 첫 감소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우리나라 가계빚이 2분기(4~6월) 중 6조4000억원 늘어나 37분기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및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여파 등으로 오름폭은 지난달에 이어 다소 제한된 모습을 보였다. 하반기도 금리인상 및 규제완화 움직임이 동시에 맞물리면서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23일 발표한 '2022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69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말(1862조9000억원)보다 6조4000억원 늘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말한다.
가계신용은 지난 2013년 2분기 이후 37분기 연속 증가했으나,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던 지난 2020년 4분기(46조1000억원↑) 이후 오름폭은 꾸준히 감소했다. 특히 직전 분기에는 400억원 증가에 그쳐 역대 최소 증가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의 경우 2분기 말 1757조900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1조6000억원이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의 증가폭이 확대된 데다, 기타대출의 감소폭이 줄면서 1분기 사상 첫 감소(-8000억원)에서 2분기 중 증가 전환했다.
주담대(8조1000억원→8조7000억원)는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주택매매 자금 수요가 위축됐으나,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을 중심으로 전세 및 집단대출 등이 확대되면서 오름폭을 키웠다.
반면, 기타대출(-8조9000억원→-7조1000억원)은 대출규제 지속 및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3분기 연속 감소했다. 특히 기타대출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2조9000억원이 줄면서 통계 편제 이래 처음으로 감소 전환했다.
금융기관별로는 예금은행 (-4조5000억원→-1000억원) 감소폭이 전분기에 비해 축소되고 비은행예금취급기관(-2조5000억원→9000억원)이 증가 전환한 반면, 기타금융기관(6조2000억원→9000억원)은 증가폭이 기타금융중개회사 등을 중심으로 축소됐다.
판매신용은 2분기 말 111조400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4조8000억원이 늘었다. 지난 4월18일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조치가 시행되면서 여신전문회사 등을 중심으로 확대됐다. 실제 민간소비 실질 증감률은 지난 1분기(-0.5%) 마이너스 성장했으나, 2분기(3.0%) 들어 크게 개선됐다.
한은은 향후 가계신용 추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7월 가계대출 속보 자료들을 볼 때 예금은행과 전체 금융권에서 가계대출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런 배경에는 7월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3단계 시행되고, 최근 금리인상이 상당폭 이뤄지면서 일부 가계들의 이자부담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주택시장도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하반기 비슷한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오는 8월부터는 실수요자 중심의 가계대출 규제가 완화되는 부분도 있고, 3분기부터는 예금은행 등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에 대한 완화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을까 예상한다"면서 "향후 가계부채 흐름에 대해선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