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경기침체 우려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환율이 대표적인 지표다. 1400원을 돌파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과거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달러당 환율이 약 1년 전에 1150원에서 1160원 사이를 변동했었는데, 지난 8월 초 1300원을 넘기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1400원에 수렴하고 있다.
1985년 플라자 합의를 맺고서야 달러 강세의 불을 끌 수 있었는데 당시 달러지수는 5년여에 걸쳐 50% 넘게 상승했다. 환율은 얼마나 더 상승할까.
국내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을 우선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6% 증가한 566억7000만 달러(약 78조원)를 기록했다. 아직 증가세이긴 하지만 에너지 수입이 크게 늘면서 무역수지는 마이너스다.
지난달 우리나라 무역수지 적자는 100억달러에 육박했다.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당분간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수출이 뒷걸음치면서 무역적자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해 우려스럽다.
올해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과거 원자재 가격 상승기와 달리 적자 규모가 이례적으로 크다는 점에서 더욱 더 적자 원인을 살펴보고 해법을 마련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무역수지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약 13년간 안정적인 흑자 흐름을 유지해 오다 올해 들어 적자로 돌아선 만큼 선제적인 위기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올들어 지난 8월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247억2700만달러에 달했다. 연간 최대 기록인 1996년(206억2400만달러 적자)을 넘어선 것이다. 특히 에너지·석유제품(정유)의 단가요인(-353억달러)이 올해 무역수지 감소폭(-454억달러)의 약 78%를 차지했다.
반도체를 포함한 IT부문의 경우 무역수지를 약 22억달러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지만, 최근 수출 단가 하락과 물량 증가세 둔화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는 징후가 아닌가 하는 우려를 깊게 한다.
다만 올해 상반기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국제유가가 현재 배럴당 80~90달러선에서 움직이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향후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부족에 따른 유가 안정이라면 의미가 반감한다.
최근(2분기) 경제성장률은 0.7% 성장했다. 내용을 들여다 보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민간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성장을 이끌어온 수출은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3% 이상 뒷걸음쳤다.
2분기 성장률에 대한 민간소비, 정부 소비의 기여도는 각 1.3%포인트, 0.1%포인트로 분석됐다. 반대로 순수출은 성장률을 1.0%포인트 끌어내렸다.
부동산 추이는 어떠한가. 전국의 주택 매매 심리가 4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최근 11년 사이 가장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발표한 '2022년 8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89.9로, 전달의 95.2보다 5.3포인트(p) 하락했다.
이젠 경기침체에 대비할 때다. 물가는 당분간 안정세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미국은 금리를 계속 올릴 기세다. 기축통화인 달러의 강세는 국제질서를 재편하려는 미국의 의도도 엿보인다. 미·중의 공급망 재편이 미칠 파장에도 대응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교한 시나리오별 위기관리 정책과 함께 개인도 고금리와 경제환경 급변에 따른 자산관리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 긴축의 시대에는 망하는 기업이 속출한다. 위기 안테나를 진작부터 켠 기업들은 스스로 이미 위기관리를 작동한 모습이지만 중소기업 등에서 벌써부터 곡소리가 들린다. 연말엔 어떤 뉴스들이 장식할까.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