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최대어 잡아라"···한남2구역, 롯데·대우 2파전 가닥
롯데, 입찰 기한 사흘 전 보증금 800억 납부···대우 "입찰 유력 검토" 공사비 7900억원·'한강 변 노른자위' 입지···하이엔드 브랜드로 승부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올 하반기 정비사업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2구역 재개발 시공권 확보 경쟁이 사실상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2파전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우선 롯데건설이 입찰 마감일(23일)을 사흘 앞둔 지난 19일 시공사 입찰 보증금 납부를 가장 먼저 마쳤다. 대우건설도 기한에 맞춰 이번주 내로 입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최근 한남2구역 시공사 입찰 보증금 800억원(현금 400억·이행보증보험증권 400억원)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입찰 보증금 기한이 입찰일 4일 전인 19일까지였다가 23일 입찰일로 변경됐으나 롯데건설은 기존 기한대로 납부를 완료했다.
한남2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 부지(11만5005㎡)에 지하 6층~지상 14층, 아파트 30개동, 총 1537가구(임대 238가구 포함) 규모의 공동주택과 근린생활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한남뉴타운 중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과 가장 가까워 입지적 장점도 뛰어나다. 앞서 조합 측에서는 공사비 입찰 예정 가격을 3.3㎡당 770만원으로 책정하면서 총 공사비만 7900억원 규모다. 추후 입찰 제안 설계에 따라 공사비 인상 가능성이 크다.
조합 측이 입찰 조건으로 컨소시엄(공동 도급) 형태가 아닌 단독 입찰만 허용함에 따라 대형 건설사 간 정면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초 한남2구역 현장 설명회에는 대우·롯데건설을 포함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등 총 5곳이 참여했다.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은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삼성물산 역시 막판까지 참여를 저울질했으나 울산 중구 B-04 재개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남2구역 수주 경쟁은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2파전으로 압축된 모양새다. 양 사 모두 수주를 따낼 경우 수주액이 조단위로 바뀔 수 있어 혈투가 예상된다. 롯데건설의 올해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3조5509억원으로, 자사 신기록을 다시 쓰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만 2조96억원을 수주해 건설업계 1위에 오른 만큼 공격적으로 수주전에 나설 전망이다. 한남2구역에서도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인 ‘르엘’을 앞세워 수주 경쟁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한남2구역의 경우 오랫동안 지켜보고 준비해왔던 사업장인 만큼 강한 수주 의지를 가지고 당초 기한에 맞춰 납부한 것"이라며 "한남동 지역에 맞춰 하이엔드 브랜드인 '르엘'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은데 어떤 특장점을 살릴지는 입찰 기한 직전까지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건설과 함께 오랫동안 이 사업장에 공 들여온 대우건설도 입찰 마감일에 맞춰 보증금 납부와 제안서 제출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올해 총 9개의 정비사업에서 2조4432억원을 수주했다. 지난해 달성한 창사 이래 최고 실적(3조8892억원)에 준하는 성적을 내기 위해 수주 확대에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대우건설이 롯데의 '르엘' 카드에 대응해 하이엔드 브랜드 '푸르지오 써밋'을 제안할 가능성도 높다. 한남2구역이 '한강 변 노른자위' 입지인 만큼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은 당연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오래 관심을 가져온 사업장임에는 분명하고 입찰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수주 확대를 위해 집중하고 있지만 입찰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수주 경쟁에 나설 경우)입찰 조건이 나와봐야 홍보 전략이나 대응 방향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