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이창용 "금리인상 기조 유지···물가 상당기간 5~6%대"

국회 기재위, 한국은행 대상 국정감사

2022-10-07     유은실 기자
이창용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일 "앞으로도 고물가 상황의 고착을 방지하기 위해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해 8월 이후 총 7차례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이달 금통위에서도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상태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향후 기준금리 인상의 폭과 시기는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여건의 변화가 국내 물가와 성장 흐름,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파운드화 가치가 3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급락하고 위안화 약세폭도 확대됐다"며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넘어 상당히 높은 수준까지 상승한 가운데 국고채 금리가 이례적으로 큰 폭 등락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국내 물가는 개인서비스물가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크게 상회하는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5~6%대의 오름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높은 수준의 환율이 추가적인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했다.

국내 경기는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흐름이 약화되고 향후 대외여건의 전개상황에 따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으로 판단했다. 또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으나 금융기관의 자본적정성과 유동성비율이 규제기준을 충족하는 등 금융시스템의 복원력은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도 내놓았다. 다만 금리상승으로 취약차주의 채무상환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일부 금융기관의 대출 건전성이 악화될 리스크가 잠재돼 있다고 평가했다. 

이창용 총재는 "금융·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비상대응계획을 점검하고 쏠림현상 등으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경우엔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실시할 예정"이라며 "금리상승 과정에서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는 취약부문에 대한 지원방안을 계속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해서는 도입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 이에 대한 연구와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모의실험 등을 통해 CBDC 시스템의 기술적 구현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점검·보완했다"며 "또 CBDC 도입이 한국은행의 책무 달성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심도있는 조사연구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경영인사 혁신과 조직문화 개선을 통해 선진적인 중앙은행으로 나아가겠다는 방침이다. 이 총재는 "권한의 하부위임, 정보공유 및 협업 활성화, 직원의 전문성 제고, 평가제도 개선 등을 포함한 경영인사 혁신방안을 마련하고,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은행 지역본부의 경우 본점 및 지역사회와의 양방향 소통을 바탕으로 지역 맞춤형 조사연구를 적극 수행해 지역경제 싱크탱크로서의 위상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