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3분기 성적표는?···삼성·GS·대우 '방긋' 현대·DL '울상'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국내 건설사들의 3분기 경영 성적표 공개가 임박한 가운데 대형사 간 희비가 교차할 전망이다. 삼성물산과 GS건설, 대우건설 등은 원자재값 급등과 경기 침체 등 하방 요인에도 해외 건설과 주택·건축 수주 확대에 힘입어 선방했다는 평가다. 다만 국내 주택 시장 불황과 대내외 불확실성 영향을 피하지 못한 현대건설과 DL이앤씨의 경우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가운데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삼성물산·현대건설·DL이앤씨·GS건설·대우건설·삼성엔지니어링 등 6개 건설사의 3분기 실적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추정 영업이익의 상승폭(이하 모두 연결기준)이 가장 큰 곳은 삼성물산이다. 올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7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10억원) 대비 236.9% 오를 전망이다. 이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 증설 프로젝트를 비롯해 미국 테일러시 반도체제조공장 신축공사,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철도터널 공사 등 해외 수주 증가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삼성물산의 해외 건설 수주액은 작년보다 33.4% 늘어난 49억547만달러로 업계 1위다.
대우건설과 GS건설도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 올 3분기 대우건설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작년(1123억원) 대비 35.6% 늘어난 1523억원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택사업 원가율 개선 등으로 대우건설의 3분기 실적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리츠증권이 추정한 하반기 대우건설 주택사업 원가율은 지난 2분기(93.2%)보다 약 5%포인트 낮은 평균 88.5%다.
GS건설은 올 3분기에 197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작년 3분기(1523억원)보다 29.9% 오른 실적이다. 이번 실적 상승은 자이에스앤디가 자이씨앤에이를 편입하면서 외형 확장에 성공했고 신사업 부문에서 GS이니마가 모듈러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에 따라 매출 비중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보다 9.9% 증가한 1528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 시장에서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대하고 탄소 포집·수소 생산 등 친환경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환경 플랜트 부문을 선제 진행하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DL이앤씨는 외형 축소에 따른 이익 감소가 전망된다. DL이앤씨는 3분기 매출액 추정치는 지난해 동기 대비 4.6% 증가한 1조8908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은 42.8% 감소한 1481억원 수준이다. 올해 초부터 건자재 가격 인상 등에 따른 주택 마진 하락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것이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 이어 3분기도 주택 현장(약 50여개)에 대한 원가 현실화 작업으로 추가 원가가 발생, 전사 이익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의 경우 3분기 매출액 4조9372억원, 영업이익 2056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6.72%로 줄어든 수치다. 현대건설은 올해 분양 실적에서 목표(3만400세대) 대비 70%를 넘긴 2만2000세대를 달성하는 등 성과를 냈지만 국내 사업 수익성이 둔화한 탓에 아쉬운 성적을 받았다는 평가다. 또 자회사의 이익 기여가 낮아지면서 수익성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향후 건설사 실적 전망에 대해 분양 시장 악화로 공사비 손실 위험이 있지만 3분기를 기점으로 주택 원가율이 줄어들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건설사 영업이익을 부진하게 만든 주택 부문 원가율은 3분기부터 내년까지 완만하게 하락할 것"이라며 "하반기 자재 가격 상승폭이 둔화되는 동시에 현재 물가를 반영해 공사비를 산정한 신규 착공 현장, 도급 증액을 이뤄낸 기존 착공 현장이 전체 주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점차 높여 기업가치는 느리지만 완만하게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