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 시대 열렸다···카드사 자금조달엔 '빨간불'
12일 한은 '빅스텝' 단행···추가 인상 가능성 '시사' 여전채 금리 5% 후반대···"자금조달 비용 더 늘듯"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한국은행의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 단행으로 기준금리 3% 시대가 열린 가운데 카드사 자본조달 경로에 미칠 충격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로 조달하는 카드사들 입장에선 '금리 인상'은 자금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읽힌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 수준에 불과하던 여전채 3년물 금리가 전날 기준 5.728%를 기록했다. 여전채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올해 들어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 초반 2%대로 올라선 이후 6월 4%대 진입했고, 9월 말 기준으로는 5%대까지 치솟았다.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카드사의 자금 조달 부담도 커진다. 은행과 달리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회사채, 기업어음(CP)으로 대부분의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데 조달 금리가 오르면 내야 하는 이자비용 규모도 커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카드사에겐 바로 부담으로 작용한다. 여전채의 인상 재료는 한·미 기준금리에 영향을 받는 국내 국고채 금리다. 이에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국고채 금리에 맞춰 오르내리는 여전채가 한은의 이번 빅스텝 결정으로 조만간 6%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도 자본루트를 다각화하기 위해 분주한 모양새다. 조달비용을 줄이기 위해 여전채에 비해 다소 금리가 낮은 CP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금감원에 따르면 카드사들의 올해 상반기 CP 발행 규모는 14조870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약 2배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여전사들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액도 3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5% 늘었다.
문제는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두 차례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남겨 두고 있고, 한국은행 역시 오는 11월 한 차례 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계최할 예정이다. FOMC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기구로, 이들 모두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크게 열어 둔 상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라, 조달금리는 한동안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카드사의 금융 비용 증가는 곧 수익성 악화로도 이어진다. 금융당국에서도 자금조달에 대해 신경쓰고 있는 만큼 카드사들은 자금조달 경로를 다양화하면서도 경영 체계는 보수적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