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IRA 대응 美조지아에 전기차 공장 기공···정의선 "세계 최고 전기차 생산시설"

[서울파이낸스 권진욱 기자]  현대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에서 글로벌 전기차 생산기지 건설에 돌입한다. 

현대차그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서 전기차 전용 신공장인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정의선 그룹 회장은 이날 기공식에서 "'인류를 위한 진보'라는 현대차그룹의 비전을 실행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 최적의 파트너를 드디어 찾게 됐다"며 "조지아와 현대차그룹은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전 세계가 선망하는 최고 수준의 전기차 생산 시설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기공식에는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라파엘 워녹·존 오소프 연방 상원의원, 버디 카터 연방 하원의원, 돈 그레이브스 미 상무부 부장관, 조태용 주미대사 등 한미 양국 정관계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의선 회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이 참석했다.

조지아 주는 HMGMA 일자리 창출에 따른 소득 공제, 재산세 감면 등을 지원하고, 주정부 산하 지방자치단체에선 발전소 용지와 도로 건설 비용 중 일부를 지원한다.

HMGMA는 총 55억 달러(약 7조8000억원)를 투자해 1183만㎡(약 358만 평) 부지에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로 지어진다.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공장 건설에 착수해 2025년 상반기부터 전기차 양산에 들어간다. 이 곳에선 현대차뿐 아니라 기아, 제네시스 등 3개 브랜드의 전기차가 생산될 예정이다. 

미국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을 비롯해 HMGMA 등 생산거점 3곳은 서로 인접해 있어 부품 조달이나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낼 것으로 그룹 측은 기대했다. HMGMA는 같은 조지아 주에 있는 기아 미국생산법인(Kia Georgia)과는 약 420㎞, 앨라배마 주 현대차 미국생산법인(HMMA)과는 약 510㎞ 떨어져있다. HMGMA와는 각각 차로 4시간, 5시간 거리다. 

HMGMA에는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실증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제어시스템, 친환경 저탄소 공법 등 미래형 제조 혁신 플랫폼이 적용된다. 인간과 로봇의 협업으로 작업자의 업무 강도를 낮추거나 공정상 문제를 원격으로 해결하는 등 안전하고 효율적인 작업 환경을 구현하는 인간 친화적 설비도 플랫폼의 일부다.

글로벌 배터리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배터리 셀 공장을 HMGMA 인근에 설립해 완성차부터 배터리에 이르기까지 전기차 제조·판매와 관련한 현지 조달 시스템도 구축키로 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라 미국 내에서 배터리 등 전기차 부품을 조달한 전기차에만 구매 보조금을 지급키로 함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현대차그룹은 총 21조원을 투자해 현대차 울산공장과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도 각각 국내 최초의 전기차, 전기 목적기반차량(PBV) 공장을 곧 착공해 2025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두 공장의 최대 연산 규모는 각 15만대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전기차 전용공장 3곳이 2025년 모두 완공되면 현대차그룹은 연간 60만대의 전기차 생산 능력을 추가로 갖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HMGMA와 국내 전기차 공장 2곳을 기반으로 2030년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 323만대를 판매해 세계 시장 점유율 12%를 달성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2030년까지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18종, 기아는 13종의 전기차 생산 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착공이 계획보다 먼저 이뤄져 기쁘다"며 "미국의 제조업과 인프라를 재건하기 위해 민주당이 의회에서 처리한 나의 경제 정책이 이번에는 조지아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을 위해 5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8000개 이상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현대의 약속은 브라이언 카운티에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을 돕고 궁극적으로 미국의 물가를 낮추는 데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가 지난 2년간 통과시킨 역사적인 법안의 핵심에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