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팔린 서울 아파트 절반은 '하락거래'···금융위기 수준 넘어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고금리 기조에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4분기 직전 거래가보다 하락한 가격에 팔린 아파트 비율이 서울과 전국에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이달 15일 기준)를 토대로 각 거래 건별로 동일 아파트 단지, 같은 면적 물건의 직전 거래가 차이를 분석한 결과 올해 4분기 직전 대비 5% 이상 거래가가 하락한 서울 아파트 비율은 51.6%로 집계됐다.
2006년 실거래가 신고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으로 거래가가 직전과 비교할 때 5% 이상 하락한 거래가 전체 거래의 과반을 돌파한 것이다. 거래가 변동 폭이 1% 안팎인 보합 거래를 제외하면 전체 하락 거래는 총거래량의 67%에 달했다.
전국 아파트의 직전 대비 5% 이상 하락 거래 비율은 37.7%였다. 전국과 서울 아파트 모두 거래가가 5% 이상 대폭 하락한 비율은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8년 4분기(서울 47%·전국 32%) 기록을 웃도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반면 상승 거래는 크게 줄었다. 서울은 직전 대비 5% 이상 거래가가 상승한 거래 비율이 올해 4분기 12.4%로 역대 최저치였다. 단지 내 동일 면적이라도 리모델링 여부, 층과 향에 따라 가격 편차가 있을 수 있고 이 부분이 통제되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실제 시장에서 동일 조건 아파트의 상승거래는 찾아보기가 어려운 수준일 것으로 해석된다.
시·도별로 보면 올해 3∼4분기 수도권과 세종, 전국 광역시 지역에서는 하락거래가 절반 이상이었다.
한편 올해 3분기 전국 아파트 매매량은 5만17건, 서울은 1927건으로 주택거래 신고제 도입 후 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였다. 2006년부터 2022년 2분기까지의 분기별 평균 거래량은 전국 약 14만4000건, 서울 약 1만8000건인 걸 감안하면 거래가뭄 상황이라고 직방은 분석했다.
직방은 "과거 하락 거래 비율이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8년 말에는 급격한 기준금리 인하를 통해 단기적인 충격을 일부 해소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오히려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전망되고 있다"며 "경착륙을 막기 위한 정부의 완화책에도 불구하고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높은 주택 금융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하락 거래 위주의 현 시장 상황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