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올해 서울 월세 비중 40%대 '껑충'···역대 최고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올 한해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비중이 처음으로 평균 40%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리 인상 여파로 전세자금대출마저 어렵게 되면서 집주인은 물론 세입자까지 월세 선호 심리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단독 또는 다가구 등 주택의 월세 비중은 아파트 대비 상대적으로 더 컸다. 서울에서 올해 거래된 주택 임대물건 2건 중 1건이 월세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2월 현재까지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총 8만6889건으로 전체 전월세 거래량(20만8315건)의 41.7%를 차지했다. 이는 2010년 관련 통계 공개 이후 가장 최고치다.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은 2020년 평균 31.4%에서 지난해 38.5%로 높아졌다. 이후 올해 처음 평균 월세비중이 40%를 넘어섰다.
올해 전월세 총 신고건수는 11일 현재 작년(2만1399건)보다 적은 수준이다. 그러나 월세는 이미 작년 연간 거래량(8만2340건)을 넘어섰다.
구별로 강남구의 월세 비중은 지난해 43.8%에서 올해 46.4%로 증가했고 마포구는 작년 41.9%에서 올해 44.9%로 뛰었다. 노원구는 33.3%에서 38.1%로 늘었다.
월세 비중이 커진 것은 아파트뿐만이 아니다. 다가구 및 단독 등 주택의 월세 비중은 아파트보다 더 컸다.
단독·다가구 주택의 월세 비중은 전체 15만1천625건중 10만2천47건으로 67.3%에 달했다. 작년 이 유형의 월세 비중은 59.9%였는데 올해들어 60%를 훨씬 넘어섰다.
서울 전체 주택의 월세 비중은 지난해 약 44%에서 올해 48.9%로 50%에 육박했다. 올해 거래된 서울 주택 임대물건 2건중 1건이 월세를 낀 거래였다.
서울 연립·다세대 월세 거래량은 총 4만3129건으로 전체 거래량(11만4866건)의 37.5%를 차지했다. 연립·다세대의 경우 건물내 세대별로 소유권이 분할된 형태의 부동산이다. 올해 서울 연립·다세대 월세 비중은 지난해(32.8%) 대비 5%p 가까이 뛰었다.
이처럼 월세 거래가 늘어난 것은 최근 금리 인상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기관이 전세자금대출 기준을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는 데다 연 2∼3%대였던 전세자금대출금리가 올해 들어 연 7%까지 치솟으면서 이자 부담이 커졌다.
전월세 전환율은 3∼4%선인데 대출 이자 부담은 2배 가까이로 높아지면서 오히려 월세가 유리한 상황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월세전환율과 금리의 역전현상이 지속되는 한 월세 선호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집주인들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으로 월세를 선호해왔는데 최근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전세를 원했던 세입자들마저 월세를 찾거나 인상된 보증금을 월세로 돌려줄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 증가는 가처분 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만큼 저소득층에 대해선 월세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