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패션가, 수입 브랜드 경쟁 치열할 듯
삼성물산·신세계인터내셔날·LF·한섬, 젊은 세대 겨냥 상품 확대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내년 패션가에 '신 명품'으로 불리는 수입 컨템포러리 브랜드들의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주요 패션기업들이 수입 컨템포러리 브랜드 확대에 힘쓰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신세계인터내셔날·엘에프(LF)·한섬 등 수입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육성해온 국내 대기업의 올해 3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세다. 이는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현상에 따른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수입 컨템포러리 브랜드에 대한 젊은 소비자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연결 기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조45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6%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2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4.5% 치솟았다. 삼성물산의 패션부문이 운영하는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메종키츠네의 성장 배경에는 여우 로고에 대한 엠제트(MZ)세대의 관심이 있다. 메종키츠네는 올 시즌 들어 대표 심볼인 여우에 변주를 준 캡슐 컬렉션을 선보인 바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아미(Ami)도 주목할 만하다. 아미는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에 남성복 단독 매장을 48㎡(약 14.5평) 규모로 열었다. 국내에서는 콘셉트 스토어 10 꼬르소 꼬모 서울 청담점·에비뉴엘점·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삼성물산 패션부문 통합 온라인몰 에스에스에프(SSF)샵에서 판매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 12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늘었다. 같은기간 누적 영업이익은 96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920억원)을 뛰어넘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럭셔리 해외 패션 브랜드를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브루넬로 쿠치넬리·엔폴드·폴스미스·에르노·사카이 등 탄탄한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에도 성장 가능성 높은 브랜드를 발굴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예정이다.
LF 역시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 4097억원, 영업이익 1335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7%, 32.4% 증가했다. LF는 다양한 수입 컨템포러리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대표적으로 미국 컨템포러리 빈스 등이 있다. 지난 2020년에는 프랑스 남녀 컨템포러리 브랜드 오피신 제네랄을 도입했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여성 컨템포러리 브랜드 바쉬와 영국 헤리티지 브랜드 바버를 신규로 도입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한섬 역시 해외 패션 브랜드 강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연결 기준 올해 한섬의 누적 매출액 1조 903억원, 영업이익 11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7%, 18.5%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한섬의 지난해 기준 총 매출은 1조 4405억이다. 이 중 해외 패션 사업 매출은 4800억원에 달한다.
한섬은 랑방파리·발리·로샤스·3.1 필립림·아워레가시·디케이앤와이(DKNY)·캘빈클라인·클럽모나코·타미힐피거·타미진·가브리엘라 허스트·토템·베로니카 비어드 등 총 13개의 해외패션 브랜드를 운영중이다. 앞서 한섬은 지난 8월 스웨덴 디자이너 브랜드 아워레가시를 출시했다. 최근에는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 가브리엘라 허스트(Gabriela Hearst)·베로니카 비어드(Veronica Beard)·스웨덴 패션브랜드 토템(Toteme)과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하고 유통망 확대에 나선다.
한섬은 독점 계약을 체결한 3개 브랜드를 시작으로 내년 하반기까지 해외 패션 브랜드 수를 두 배 가량 확대해 2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향후 5년 내 해외패션부문 매출 규모를 현재의 두 배가 넘는 1조원 대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한섬 관계자는 "글로벌 패션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해외 패션 브랜드를 발굴해 타임․마인․시스템 등 국내 브랜드와 함께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