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용 국채 도입 '제동'···기재위 처리 불발

2022-12-27     김호성 기자
대기업과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내년부터 개인 투자용 국채를 신규 도입하려던 정부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당초 정부는 1인당 총 2억원 한도로 개인투자용 국채를 매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만기까지 보유 시 발생하는 이자소득에 분리과세를 적용할 예정이었다. 국채 수요 기반을 다양화하고 개인에게 장기저축수단을 제공하려는 취지였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6일 재정경제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고 개인이 투자 목적으로 매입할 수 있는 국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아 정부가 제출한 국채법 개정안을 의결할지 논의했지만 여야 간 이견으로 법안 처리가 보류됐다. 야당 측은 개인투자용 국채 매입을 허용할 경우 한전 등 공사채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다만, 여야는 국채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를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앞서 개인투자용 국채에 대한 이자소득 분리과세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돼 지난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미 의결됐다.

이달 21일 열린 기획재정부의 세제발전심의위원회에서는 개인투자용 국채를 매입한 후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이자소득에 대해 14% 분리과세 혜택을 부여하는 내용 등을 담은 세제개편안을 통과시켰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10년이나 20년으로 정해진 만기까지 보유하고 만기일에 원금과 이자를 일괄 수령하는 방식의 국채로 매입 자격은 개인에 한정된다. 1인당 매입금액 한도는 총 2억원이며 적용기한은 2024년 12월 31일까지 매입분이다.

그러나 이날 기재위에서 '모법(母法)'인 국채법 개정안에 제동이 걸리면서 이미 본회의를 통과한 조특법 개정안은 사실상 사문화 되버린 상태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재정소위에서 국채법 개정안을 처리키로 의사일정에 합의한 것은 물론이고, 본회의에서 이미 통과시킨 조특법 개정안과 같은 내용의 법안인데도 뚜렷한 이유 없이 법안 처리를 보류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해당 법안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며 우려되는 부분에 대해 보완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현시점에 개인 투자용 국채를 도입할 경우 국채 매입 수요를 흡수해 한전채 등 공사채와 회사채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단 점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민주당은 이미 국채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개인 투자자에게 추가적인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은 과도하다는 이유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