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경제·금융 수장 한자리···"경제위기 대응 능력 강화"

'범금융 신년인사회' 개최···금융계 관계자 400여명 참석 추경호·김주현·이복현·이창용 'F4' "원팀 정신으로 위기극복"

2023-01-03     이진희 기자
3일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경제·금융 당국 수장들이 한목소리로 금융권에 건전성 관리 강화와 손실흡수 능력 확보 등 자체 위기대응 능력 강화를 주문했다. 금융시장과 거시경제 불안요인이 여전한 상황에서 선제적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이들은 올해 시장 안정과 위기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금산분리 완화, 신외환법 제정, 세계국채지수 편입 등 경제 재도약을 위한 금융권 제도 개선도 약속했다.

은행연합회 등 6개 금융권 협회는 3일 오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023년 범금융 신년인사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리는 것으로 금융사 대표, 정부 관계자, 국회의원, 언론인, 금융유관기관 대표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경제·금융 수장들은 올 한 해 경제 상황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면서 복합위기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경제의 위기극복과 재도약을 위한 금융의 중추적 역할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먼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본인과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등을 'F4'로 칭하며 원팀 정신으로 협력해 위기극복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추 부총리는 "서민·중소기업 등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적극적이고도 포용적 금융의 역할이 요구된다"며 "실물경제로의 원활한 자금공급을 통해 경제혈맥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해달라"고 밝혔다.

특히 부동산발 금융 리스크가 현재화되고 확산되지 않도록 금융권이 함께 힘을 모아주길 당부했다. 추 부총리는 "최근 부동산 PF 등 부동산 관련 금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정부는 부동산시장 연착륙을 위한 과감하고 속도감 있는 규제 완화 및 세제 정상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은행연합회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올해 금융시장·거시경제 불안요인, 취약계층 금융애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재도약을 위해 금융권과 정부가 자신감, 신뢰를 가지고 함께 대응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신용 경색과 자금흐름 왜곡을 해소하고,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유도함으로써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해 나가겠다"며 "금리 급등에 따른 취약계층의 금융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정책서민금융과 정책모기지 지원을 확대하고 가계·소상공인의 채무조정 제도도 정비하겠다"고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기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경기와 금융·외환시장 상황 변화에도 유의할 것"이라면서 "부동산 관련 금융이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로 작용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책당국과 금융인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시장의 워치독(Watchdog·감시인)으로서 잠재리스크를 긴밀히 들여다보겠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이 원장은 "시장의 워치독, 서비스 제공기관으로서 당장은 쓴소리가 될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금융권에 도움이 될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조직의 내부통제 기능과 책임경영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공유될 수 있도록 힘써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들은 금산분리 완화와 신외환법 제정 등 금융권 제도 개선도 빠르게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추 부총리는 "정부가 금산분리 완화, 자본시장 선진화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걸맞은 금융시장 환경을 조성하겠다"면서 "신외환법 제정, 세계국채지수 편입 등을 통한 외환‧국제금융 부문의 제도 개선도 지원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도 "우리경제의 재도약과 미래를 위해 실물경제, 미래 유망 산업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을 확대하고 금융권의 디지털 경쟁력 제고를 위한 규제 개편 작업에도 구체적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엔 추 부총리, 김 위원장, 이 원장, 이 총재와 함께 윤종규 KB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 등이 참석했다. 당국으로부터 라임펀드 관련 중징계를 받고 거취에 대한 장고에 들어간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외부 일정을 이유로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