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디스플레이도 자체 생산?···삼성·LGD 타격받나

자체 개발 마이크로LED 애플워치에 탑재 K-디스플레이, 아직까지 기술력 우위 '갑' 애플, 상도덕 어겼다는 비판도

2023-01-13     이서영 기자
애플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애플이 자체 디스플레이를 개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매출에 타격이 생길 것이란 관측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이같은 우려가 과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3일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내년부터 자체 디스플레이를 개발, 아이폰 등 모바일 기기에 장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내년 말 출시되는 애플워치 울트라의 경우 디스플레이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서 자체 개발한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통신은 보도했다. 

이에 따라 애플을 고객사로 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전체 매출에서 애플 비중이 21%, LG디스플레이는 30~40%로 추산된다. 

그러나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들은 애플의 독자 노선이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본적으로 애플의 특성상 외주 방식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도 애플이 개발한 일부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애플이 자체 개발한 마이크로LED 패널 역시 국내 업체를 포함한 중국의 BOE 등이 양산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 등으로 인해 애플이 디스플레이까지 자체 양산한다면, 애플의 설비투자 액은 겉잡을 수 커져 감당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현재 애플이 대만에 중소형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지만, 이는 규모가 작아 대량 생산이 어렵다. 

또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등 IT기기 적용이 쉽지 않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LED는 현재 디스플레이 중 가장 기술력이 높은 패널로 꼽히는 데, 이걸 애플워치에 적용하면 오히려 소비자가 피로도를 느낄 수도 있는 부분"이라며 "최소 이번 세대가 아닌 다다음 세대 제품에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애플이 자체 개발한 마이크로LED의 품질에 따라 사업 판도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익명의 디스플레이 전문가는 "애플이 마이크로LED를 개발하더라도 제품의 질이 무조건 좋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훨씬 더 먼저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아이폰 프로 제품은 국내 업체가, 저가형 제품은 애플제품이 들어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애플의 행보를 비판하기도 했다. 

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인 유비리서치의 이충훈 대표는 "애플워치용 마이크로LED 패널을 애플 측 요구로 LG디스플레이에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먼저 개발을 요청해놓고, 이런 식을 일을 진행하는 건 신뢰를 깨는 행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