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초부터 수출 감소세 뚜렷···20일 만에 무역적자 100억 달러
1~20일 수출 336억달러 '2.7%↓'···수입 439억 달러 '9.3%↑' 반도체 '34.1%↓'·대중 수출 '24.4%↓', 무역적자 103억달러 수출 넉달 연속 '마이너스'·무역수지 11개월 연속 적자 유력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새해 첫 달 첫날부터 20일까지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하며 넉 달째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무역적자도 이미 100억 달러를 넘어 이달 역대 최대 적자 폭을 기록할 것이 유력하다. 이 경우 11개월째 무역적자를 지속하게 된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1월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36억2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줄었다. 휴일을 뺀 일 평균 수출액은 8.8% 줄어 감소 폭이 더 컸다. 이 기간 조업일수는 16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15일)보다 하루 더 많았다.
이로써 지난해 10월에 감소세로 돌아선 수출은 이달까지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남은 열흘간 조업일수가 설 연휴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하루 더 적기 때문이다. 4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한 사례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8월 이후 없었다.
품목별로 보면 이달 20일까지 반도체 수출액이 1년 전보다 34.1% 줄었다. 반도체는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감소했는데, 감소 폭은 작년 11월 28.6%, 12월 27.8%보다 더 커졌다.
철강제품(-11.2%), 정밀기기(-9.9%), 컴퓨터 주변기기(-44.9%), 가전제품(-47.5%) 등의 수출액도 1년 전보다 줄었다.
반면 승용차(45.7%), 석유제품(18.8%), 무선통신기기(19.7%), 선박(116.3%) 등은 수출이 늘었다.
국가별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24.4% 감소했다. 대중(對中) 수출 감소세는 지난 달까지 7개월째 계속됐다. 베트남(-13.3%), 대만(-27.5%) 등은 줄었고 미국(18.1%), 유럽연합(16.7%), 일본(3.3%) 등은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입액은 438억 8,500만 달러로 9.3% 증가했다. 원유(11.3%), 가스(14.1%), 석탄(40.5%), 석유제품(12.2%), 기계류(11.9%) 등이 늘고 반도체(-2.7%) 등은 줄었다.
3대 에너지원인 원유(53억 8,300만 달러), 가스(45억 8,100만 달러), 석탄(17억 5,400만 달러)의 합계 수입액은 117억 1800만 달러로 16% 늘었다. 에너지 가격 상승 때문이다.
수입국별로는 중국(9.7%), 미국(10.1%), EU(14.3%), 호주(23.3%) 등은 늘고 일본(-7.3%), 대만(-3.3%) 등은 줄었다.
수출은 줄고 수입은 늘면서 무역수지는 102억 6,3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월간 기준 종전 역대 최대 적자였던 지난해 8월(94억 3500만 달러)을 웃돈다. 연간 기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무역적자(475억 달러)의 22%에 해당하는 적자를 20일 만에 기록한 셈이다.
다만 향후 남은 기간 수출입 실적에 따라 1월 적자 규모는 달라질 수 가능성이 있지만, 적자를 면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이번 달 무역수지가 적자로 최종 집계되면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처음으로 11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하게 된다.